직업병의 일부로, 어떤 형태의 자료든
꼼꼼히 정리하고 보관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앨범 속 사진들을 하나하나 편집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컷은 모두 삭제했는데도
고양이 앨범들만 모아둔 개인 폴더에는
우리 집 고양이 사진은 두말할 것도 없고,
제가 사는 동네 길고양이 사진 168장,
그리고 제가 근무하는 동네...
이 동네 고양이 사진만 2,413장이 남았습니다.
오늘 조퇴하며 찍은 사진들까지 더해지니,
제 앨범과 마음은 이제 셀 수 없는 추억과
가늠할 수 없는 사랑으로 가득해져 갑니다.
10월 21일 출근길에 본 루나와 엄마냥이, 그리고 마고
제가 가까이 지내는 아이들은 루나와 엄마냥이,
그리고 며칠째 모습을 보이지 않는 억울이입니다.
매일 오가는 길에는 귤이와 밤이, 짠한노랑이와 마고가 있고,
날씨가 좋은 날이면 미스테리와 카오스냥이,
10월 23일 이른 퇴근길에 본 망고, 무명, 수호
그리고 주차장냥이 네 마리, 망고, 어르신, 무명, 수호도 함께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특별히
점심시간마다 산책하며 자주 마주치는
옆동네 고양이 몇 마리를 짧게 소개하려 합니다.
귀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와그작 와그작.
만날 때마다 폭풍 먹방을 선보이는 삼색이.
가끔은 자기랑 꼭 닮은, 얼굴도 체형도 비슷한
다른 삼색이와 나란히 앉아 사람 구경을 합니다.
2. 길을 걷다 보면
어디선가 고소한 식빵 굽는 냄새가 풍겨옵니다.
그 자리엔 수줍은 모짜렐라 치즈냥이가
식빵 굽는 자세로 졸고 있죠.
평소엔 자신보다 한 사이즈 큰
체다 치즈냥이에게 꼭 붙어 있습니다.
3. 그리고, 정체불명의 사남매.
중성화를 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사람을 경계하고, 눈앞에서 번개처럼 사라지며,
주로 어둠 속에서만 지내거든요.
그중 한 마리만 살짝 용기를 내어 바깥 세상을 보고
나머지 남매들에게 안전 신호를 보내주곤 합니다.
4. 다리를 잃었지만 여전히 당당한 고등어냥이.
사람의 관심을 귀찮아하면서도
필요할 땐 애교를 잊지 않는 여유로움으로
주변에서 사랑을 한가득 받고 있습니다.
마음 같아선 앨범 통째로 보여주고 싶지만...
이렇게 몇 장이라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