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고양이 기록: 기억을 세는 일

by 하얀 연

직업병의 일부로, 어떤 형태의 자료든

꼼꼼히 정리하고 보관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앨범 속 사진들을 하나하나 편집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컷은 모두 삭제했는데도

고양이 앨범들만 모아둔 개인 폴더에는

우리 집 고양이 사진은 두말할 것도 없고,

제가 사는 동네 길고양이 사진 168장,

그리고 제가 근무하는 동네...

이 동네 고양이 사진만 2,413장이 남았습니다.


오늘 조퇴하며 찍은 사진들까지 더해지니,

제 앨범과 마음은 이제 셀 수 없는 추억과

가늠할 수 없는 사랑으로 가득해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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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1일 출근길에 본 루나와 엄마냥이, 그리고 마고


제가 가까이 지내는 아이들은 루나엄마냥이,

그리고 며칠째 모습을 보이지 않는 억울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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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2일 퇴근길에 본 루나와 엄마냥이


매일 오가는 길에는 귤이밤이, 짠한노랑이마고가 있고,

날씨가 좋은 날이면 미스테리카오스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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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3일 이른 퇴근길에 본 망고, 무명, 수호


그리고 주차장냥이 네 마리, 망고, 어르신, 무명, 수호도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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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은 특별히

점심시간마다 산책하며 자주 마주치는

옆동네 고양이 몇 마리를 짧게 소개하려 합니다.

귀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와그작 와그작.

만날 때마다 폭풍 먹방을 선보이는 삼색이.

가끔은 자기랑 꼭 닮은, 얼굴도 체형도 비슷한

다른 삼색이와 나란히 앉아 사람 구경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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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길을 걷다 보면

어디선가 고소한 식빵 굽는 냄새가 풍겨옵니다.

그 자리엔 수줍은 모짜렐라 치즈냥이가

식빵 굽는 자세로 졸고 있죠.

평소엔 자신보다 한 사이즈 큰

체다 치즈냥이에게 꼭 붙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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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리고, 정체불명의 사남매.

중성화를 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사람을 경계하고, 눈앞에서 번개처럼 사라지며,

주로 어둠 속에서만 지내거든요.

그중 한 마리만 살짝 용기를 내어 바깥 세상을 보고

나머지 남매들에게 안전 신호를 보내주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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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리를 잃었지만 여전히 당당한 고등어냥이.

사람의 관심을 귀찮아하면서도

필요할 땐 애교를 잊지 않는 여유로움으로

주변에서 사랑을 한가득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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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같아선 앨범 통째로 보여주고 싶지만...

이렇게 몇 장이라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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