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그들이 사는 겨울 — 루나와 엄마냥이 편
끝내 겨울을 보고 만 두 눈에,
막 한 겹 쌓인 눈 위에
외로움이 먼저 내려앉아 있었다.
그건 누구의 마음이었을까.
엄마냥이의 것이었을까.
낙엽을 베고 잠들던 날들이 지나
눈꽃이 피는 계절이 되었다.
엄마냥이는 누군가가 놓아둔 겨울집 안으로
조심스레 몸을 말고 들어가 잠을 청한다.
루나와 함께.
루나에게는 유독 차가운 겨울이다.
루루 없이 맞는 첫 계절.
마음 한쪽에 뚫린 구멍으로
바람이 그대로 분다.
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동안
나는 사랑을 여러 번 다시 정의하게 된다.
붙잡는 게 아니라, 곁에 남아주는 것.
말 대신 체온으로 버텨주는 것.
엄마냥이.
별이 뜬 우주 같은 그 둥근 눈동자에
루나의 모습이 고요히 담겨 있다.
담뿍, 소복히 쌓이던 겨울의 첫눈 위에
서로를 위하는 장면 하나가 조용히 간직해진다.
사랑하는 딸을 잃은 엄마냥이는
루나를 만나
그 시린 슬픔을 하루하루 견뎌내고,
사랑하는 친구를 잃은 루나는
엄마냥이를 만나
남은 묘생을
조금은 더 용감하게 살아야 할 이유를 찾는다.
그리움은 그대로 안은 채로,
그럼에도 또 다른 사랑을 한다는 것.
그들의 시간은 이 겨울이 알려준
가장 조용한 따뜻함에 잠시 머무른다.
< 가을 끝자락과 겨울 첫 눈이 온 날의
루나와 엄마냥이 앨범을 공유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