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 내가 본 1호 카오스냥이, 일호입니다.
일호를 처음 본 날,
이 고양이는 세상의 규칙을 잘 모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귀는 제각각 접혀 있었고, 눈빛은 늘 어딘가를 살피듯 바빴다.
사람들은 그를 카오스냥이라고 불렀다.
나에게는 이 동네에서 처음 만난 카오스냥이라,
“일호”라고 부르게 되었다.
일호는 가까워지는 법이 없었다. 밥그릇 앞에서는 당당했지만, 사람의 손이 조금만 움직여도 언제든 도망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 성격은 지나온 시간의 결과처럼 보였다. 나는 일호를 부르지 않았다. 잡으려 하지도, 길들이려 하지도 않았다. 그저 늘 같은 시간에 같은 자리에 보러 갔었다.
가끔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일호가 밥을 먹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처음엔 눈도 마주치지 않던 일호가 어느 순간부터는 밥을 먹다 말고 한 번씩 이쪽을 바라보았다. 확인하듯,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지를.
시간이 쌓이면서 일호는 아주 조금씩 변했다.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도망치지 않았고, 머물지는 않았지만 사라지지도 않았다. 그 정도의 변화가 이 아이에게는 충분히 큰 용기였다.
어느 겨울 저녁, 일호는 처음으로 내 앞 근처에 앉았다. 몸을 붙이지도, 울지도 않았지만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 그날 나는 알았다. 우린 서로의 존재를 알고, 조금 아주 조금 친해졌다는 것을.
일호는 길 위의 고양이다. 그리고 나는 그 아이의 삶에 깊이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서로의 기억 속에는 분명히 남아 있다.
해치지 않았던 존재로, 조용히 곁에 있었던 인연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