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그 노란 아이, 어쩌면 배추밭 대장냥이
배추밭 한가운데
누가 봐도 대장 포스인 고양이가 산다.
진한 노란색 털에 덩치는 배추 한 포기만큼이나 듬직하다.
뚱뚱하고 당당해서 밭 전체가 존재를 알 것 같은데,
그 밭은 조용하고 인적 드문 골목에 있다.
그런데 사람만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육중한 몸에서 나오는 소리는 뜻밖에도
아주 가늘고 조심스러운 목소리다.
야옹.
배추밭 아래에는 집도 있고, 급식소도 있다.
완벽한 영토, 완벽한 대장.
그리고 나는 이 완성형 배추밭 보스를
이번 겨울, 며칠 전 처음 만났다.
첫인상은 분명했다.
겉은 대장, 속은 아기.
배추밭엔 오늘도 평화가 유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