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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잠 Feb 19. 2023

떠난 사랑은 돌아오지 않아요.



그 옛날. 대학로에 소금창고라는 카페가 있었던 시절. 민들레 영토에는 커다란 개가 있었지

나는 마지막 이별의 장소를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소금창고로 정했어.

아 근데 약속시간에 맞춰 그곳을 가보니 소금창고는 없어지고 고깃집으로 변해있더라고.

우리가 오래 사귀긴 했구나 그 사이에 처음 만난 장소가 사라져 버리다니.


10분지나 니가오고 그냥 길거리에서 할 말 있으면 하라는데

니 얼굴 보니 기름종갱이같은기 피부도 고와지고 새치 많은 머리 염색도 했네.

딱 알겠다.  그 여자를 많이 사랑하는구나. 사랑을 하면 외모에서 표가 나는 법이잖아.


근데 나랑 끝나는 날인데 수염도 안 깎고! 네가 무슨 옥수수냐?

옷은 집 앞 슈퍼 갈 때 입는 잠바에 츄리닝 바지.  

잠한숨 못 잔 나도 화장에 드라이까지 하고 나왔구먼. 참 성의 없다 성의 없어.


그래 할 말.. 내가 해야 할 말은 뭘까.

어차피 떠나지 말라해도 떠날 거면서. 내 할 말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

근데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고 만나자 했지. 내가 그랬어. 바보같이.




떠난 사랑은 돌아오지 않는다.

마치 어린 시절 엄마에게 맡긴 세뱃돈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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