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이만큼 자랐습니다]
아들이 어제 제바지를 입고 학교를 갔지 뭐예요.
제가 입으려고 내놓은 검은 정장바지를 아들이 자기 바지인 줄 착각해서 입고 롱패딩을 걸친 뒤 등교를 했어요.
학교에서 겉옷을 딱 벗었는데 50대 아줌마 정장바지를 입은 아들의 모습을 보고
“ 모모야. 너 바지 왜 그래?”
“모모야. 너 바지 이상해” 라며 한 마디씩 하더랍니다.
엄마 바지인 것을 눈치챘을 땐 이미 늦은 거지요.
심지어 어제는 체육시간도 있었거든요. 그 바지를 입고 뛰고 달리고 매달리고 미끄러지고 춤도 추고
그랬겠지요? 제 키가 작은 편이라 초등아들 길이와 비슷해요
엄마 바지를 입고 활보한 기분을 물었더니
“ 내 바지는 나팔바지” 하며 건들건들 춤을 보여주는 아들입니다.
창피하고 당황했을 텐데 웃으며 이야기하는 아들이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저는 좀 더 꼼꼼히 챙기는 엄마가 되고
아들도 다시 한번 입은 옷 확인하는 습관이 들 것 같아요.
실수해도 괜찮아.
창피할 수도 있지.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실수를
그리 오래 기억하지 않잖아
괜찮아.
다들 그렇게 자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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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