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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두원 Jan 29. 2020

CES 2020에서 살펴 본  푸드테크 발전 동향

CES 5대 혁신기술로 선정된 푸드테크 


최근 다양한 취향의 존중, 환경문제 대응,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기술과 결합한 다양한 생산과 유통방식 등이 등장하면서 푸드테크는 단순히 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식품 생산 방식을 넘어 조리, 유통, 폐기 등 인간이 섭취하는 먹거리들의 전과정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리서치&마켓(Research and Markets)은 2022년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가  약 290조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할 만큼 잠재적 성장가능성은 매우 높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ic Show) 주최기관인 소비자기술협회(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는 매년 개최되는 행사를 앞두고 ‘주목해야 할 5가지 혁신기술 트랜드(5 Technology Trends to Watch)’를 발표한다. CES 2020 개막을 앞둔 지난해 12월 발표한 5가지 혁신 기술은 디지털 치료(Digital Therapeutics), 플라잉 카(Flying Cars) 미래 식품(The Future of Food), 안면인식(Facial Recognition), 로봇(Robots)이다. 선정된 혁신기술들은 인간의 생활과 삶의 모습, 그리고 새로운 산업의 등장 혹은 기존 산업을 재편할 기술들로 평가 받고 있다. 본 원고에서는 CES 2020에 전시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푸드테크 트랜드를 정리한다. 



Science + Nature = Food


위의 공식은 임파서블푸드 CEO 페트릭 오 브라운(Patrick O. Brown)이 미디엄(Medium)에 올린 글의 소타이틀 가운데 하나다. 음식은 동식물의 섭취 가능 부위 발견과 가공방법 개발 등은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된 과학적 연구 결과라는 의미다. CES 2020에서 가장 관심을 받은 푸드테크 기업은 감자, 아몬드 등 식물성 재료로 인조고기를 생산 유통하는 미국의 임파서블 푸드다. 


지난해 CES 2019에서는 인조 쇠고기로 만든 임파서블 버거를 선보였고, 올해에는 임파서블 포크와 임파서블 소시지 등 돼지고기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혈액의 헤모글로빈에 포함되어 있는 헴(heme) 분자가 고기맛을 제공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콩뿌리혹에 추출한 헴을 대량생산해 인조고기를 개발하고 있다. 감자 단백질을 활용해 고기와 유사한 식감을 개발했고, 코코넛 기름을 육즙대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임파서블푸드는 2011년 실리콘벨리에서 창업했다. 현재 기업가치 3조가 넘는 유니콘으로 전형적인 기술기업이고, 호르몬제이나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콜레스테롤도 전혀 없는 건강식을 만드는 식품기업이라고도 볼 수 있다. 임파서블푸드의 목표는 2035년까지 식품생산기술로 동물 사용을 대체하는 것이다. 실제로 목축업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지구온난화, 환경오염, 물부족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소 등 가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약 15% 수준으로 승용차, 버스, 선박 등 모든 모빌리티 디바이스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보다 많다고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가축들의 메탄가스 발생 억제 물질을 개발하고 있을 정도다. 

지구 표면적 가운데 인간이 거주하는 면적은 1% 미만이지만, 해당 면적의 45%는 가축과 사료작물을 키우는데 사용된다. 하지만 임파서블 푸드는 기존 목축업을 통한 육류 생산시스템 보다 95%의 토지를 적게 사용하고, 소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87% 적게 배출하는 장점이 있다. 쇠고기 1킬로그램을 생산하려면 물 2만 리터와 사료 7킬로그램이 필요한데, 임파서블푸드의 인조고기 생산에 사용되는  물의 양을 기존 목축업의 25%만 필요하다. 

육류, 어류, 유제품의 글로벌 수요는 해양, 강, 호수 등 다양한 야생동물 생태계 붕괴의 주요 원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임파서블푸드는 지구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환경기업이다. 페트릭 오 브라인은 임파서블푸드가 기술기업, 식품기업 모두 맞지만, 플래닛 컴퍼니(Planet Company)라고 강조한다. 그만큼 환경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물론 현재 미국, 마카오, 싱가포르의 5천 개가 넘는 레스토랑, 대학, 기업, 패스트푸드 체인에 제품인 임파서블 버거와 임파서블 포크 등을 납품하는 유통기업이기도 하다. 실제로 CES 2020 부스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임파서블푸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졌다. 


(사진) 버거킹의 임파서블 후퍼 (출처 : 임파서블푸드 홈페이지)



CES 2020 참석자들에게 제공한 제공한 임파서블 포크 (사진 : 김학용 순천향대 교수)

집안으로 들어온 텃밭과 요리 보조 로봇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가정에서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냉장고 크기의 식물재배기를 선보였다. 기존 식물재배와 같이 씨를 뿌리는 것이 아니라, 상추와 케일 등 약 20여 종의 일체형 씨앗패키지를 구입해 사용할 수 있다. 일체형 씨앗패키지는 채소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요소들이 모두 담겨져 있고, 재배과정이 자동화되어 관리가 편리하다. 성장기간은 새싹채소가 2주, 잎채소는 4주, 허브는 6주 정도로 실외 재배보다 성장기간이  짧다. LG는 원활한 채소 성장을 위해 디오스 냉장고의 정밀 온도제어 및 정온 기술을 활용한 최적 온도 자동제어와 유지 기술, 휘센 에어컨 공조기술을 활용한 내부 공기흐름 최적화, 정확한 수분 공급을 위한 퓨리케어 정수기 급수제어 기술을 응용해 적용했다.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채소들의 생장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제어할 수 있고, 재배 단계마다 관련 정보와 수확시기 정보를 전달 받는다. 


삼성전자 식물재배기는 전용앱을 통해 사용자의 알러지 정보 등을 입력하면 적합한 씨앗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다. 채소 패키지, 어린이용 패키지, 꽃 패키지 등이 제공된다. 카메라 선반모드로 식물 재배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사용자가 식물재배기에 다가가면 불투명한 창문이 투명해져 내부를 볼 수 있는 기술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헤이봇도 선보였다. CES 2020에선 두부샐러드를 만들기도 커피를 타기도 한다. 로봇팔로 재료 손질, 양념 추가 등 인간의 조리 활동을 보조하고, 레시피도 추천한다. 음성인식을 활용한 지시, 비전센서로 사물을 인식한다. LG 전자는 안내로봇, 세프봇 테이블 로봇, 서빙 로봇 등 LG 클로이 로봇을 이용한 다이닝 솔루션을 선보였다. 로봇들이 접객, 주문, 조리, 서빙, 설거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가정에서 재배하는 식물재배기를 사용해 재배하는 식물들은 농약 등에 대한 걱정과 CES 2020에서 내세운 삼성의 ‘경험의 시대' LG전자의 ‘심리스 라이프'를 위한 푸드테크 분야의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CES 2020에 전시된 삼성전자 식물재배기 (사진 : 삼성 뉴스룸)



CES2020에 전시된 주방용 LG 클로이 로봇 (사진 : 차두원)


CES2020에 전시된 그로브 큐브(Grov Cube) (사진 : 차두원)


캐나다 기업 큐빅팜(Cubic Farm)은 그로브 테크놀러지(Grov Technolgies)와 함께 개발한 자동차 크기의 식물재배기 그로브 큐브(Grov Cube)를 전시햇다.  컨테이너나 차고 등에서 1년 내내 채소를 재배할 수 있으며, 에너지 효율과 생산성이 높은게 특징이다. 



푸드테크와 모빌리티가 결합한 MaaM(Mobility as a Marketplace)


프랑스 자율주행기술 전문기업 발레오(Valeo)는 음식 배달 서비스 메이투안 와이마이(Meituan Waimai)를 운영하고 있는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메이투안 디앤핑(Meituan Dianping)과 자율주행 배송로봇 이디리버리포유(eDelivery4U)를 선보였다. 길이 2.8m, 폭 1.2m, 높이 1.7m로 한 번에 최대 17개 음식 주문을 배송할 수 있다. 주행거리 100 킬로미터, 시속 12킬로미터로 주행가능한 전기차로 환경오염 배출을 하지 않으며 스마트폰을 사용해 음식을 주문하고 배송받을 수 있다. 


이디리버리포유는 Valeo SCALA 레이저 스캐너(라이다), 전방 카메라, 어안 카메라(Fisheye Camera)와 레이더 각각 4대, 초음파 센서 12대로 주변을 인식하고 소프트웨어 및 인공지능과 결합되어 구동된다. 음식 및 식자재 배송을 위한 자율주행 배송로봇은 특수목적자동차(Purpose-Built Vehicle)로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시험운행이 늘어나고 있다. 냉장과 냉동장비를 갖춰 신선도 유지가 가능하다. 전기구동으로 소음이 적어 새벽배송이 가능한 장점도 있어 배송업체들의 피크타임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모빌리티 분야는 푸드테크와 결합해 단순한 배송 수단이 아닌  MaaM(Mobility as a Marketplace)란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 

 


CES 2020에서 시연한 발레오의 이디리버리포유(eDelivery4U) (출처 : Valeo 홈페이지)

 


그 외 관심을 받은 기업들과 푸드테크의 미래 


존 디어(John Deere)는 블루리버 테크놀러지(Blue River Technologies)와 공동개발한 씨앤스프레이(See & Spray) 시스템을 공개했다. 120피트(37미터) 길이 거대한 스프레이를 장착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시스템으로 제초제 90% 사용 절감을 목적으로 한다. 이스라엘 기업 니도(Nido)의 완전 자동, 앱 제동 온실제어 시스템, 급성장하는 인도 기업인 무온(MooOn)에서 전시한 소 분실 방지 및 회수를 위한 안면인식 시스템, 컴퓨터 비전과 인공지능을 사용해 젖소의 비정상적 행동과 출산시기를 감지하는 디레픽스(Dilepix)와  리투스(Lituus), 블록체인을 적용해 소비자가 커피를 재배자를 추적할 수 있는 IBM 앱 땡크마이파머(ThankMyFarmer) 등도 주목받았다. 


CES 2020에 전시된 존 디어(John Deere)의 씨앤스프레이(See & Spray)

물론 CES 2020에 참여한 기업들이 전부는 아니다. 
임파서블푸드와 같이 인조고기를 개발해 나스닥에 상장한 시가총액은 8조 규모의 비욘드 미트(Beyond Meat), 아마존(amazon)에서 1조 1,700억 원 규모($1B), 소프트뱅크로 부터 1조 1억 원($940m)을 투자 받은 로보디리버리 업체 뉴로(nuro), CES 2020에서 모듈형 농장으로 혁신상을 수상한 우리나라 기업 플랜티큐브(Planty Cube) 등 푸드테크 분야는 앞으로 기대되는 시장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이미 곤충을 활용한 식품, 3D 프린터로 생산하는 음식 개인 유전자 구조와 영양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식품도 개발되고 있고, 업사이클링(upcycling), 공유 플랫폼도 등장하는 등 새로운 산업군이 형성되고 있다. 

푸드테크는 전통 기술 분야는 아니다. 하지만 푸드테크는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건강, 생활 패턴의 변화,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 등 인류의 지속가능성과 연관된 중요한 분야다. 앞으로 푸드테크는 생산자, 유통자, 소비자 등 모든 이해당사자 관점에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며,  헬스케어, 스마트홈, MaaM 등 관련 분야를 포괄하는 유망한 분야로 성장해 앞으로 CES의 새로운 관심 분야로 본격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문헌 


김민수, 심민관, 스마트팜 또 무산 위기..."4년간 한발짝도 못나간 정부 중재 노력 아쉬워, 조선비즈, 2018. 8. 11. 
신개념 프리미엄 식물재배기 첫 공개, LG전자 공식 블로그, 2019. 12. 16.
우복환, 소의 트림이 지구를 더럽힌다고?, KDI 나라경제, 2009년 11월호
Patrick O. Brown, The Mission that Motivates Us, MEDIUM, 2018. 1. 23. 
TJ McCue, Global Food Tech Industry Expected To Reach $250 Billion By 2022, Forbes, 2018. 10. 29. 
Valeo in the 2020 international CES (Consumer Electronic Show), Valco Website, 2020. 1. 8. 
10 AgTech Innovations from CES 2020, FARMWAVE, 2020.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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