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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두원 Apr 21. 2020

뉴욕주의 스로틀 전기자전거 배송과 킥보드 허용

[모빌리티 NOW #6, 7, 8]

차두원의 위클리 모빌리티 산업 리뷰 #6 


▶뉴욕주, 스로틀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합법화 

모빌리티 업계는 미국 뉴욕주의 내년도 임시예산안에 큰 관심이 쏠렸습니다. 이 임시예산안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가장 엄격한 규제로 논란이 일었던 뉴욕주가 스로틀 방식 전기자전거와 전동스쿠터를 합법화 했기 때문입니다. 


관련 법안은 전기자전거를 크게 3개 클래스로 분류했습니다. 

클래스 1 - 페달어시스트 방식 전기자전거로 최대속도 시속 20마일(32km/h) (시티바이크가 운영하는 전기자전거와 동일 사양 )

클래스 2 - 스로틀 방식 전기자전거로 최대속도 시속 20마일 

클래스 3 - 스로틀 방식 전기자전거로 최대속도 시속 25마일(40km/h) 상한


페달어시스트 방식(pedal-assist bikes) : 페달을 밟아 바퀴를 돌릴 때만 전기모터로 동력을 보조 해주는 방식. 배터리가 방전돼도 일반 자전거처럼 페달만으로 운행 가능

스로틀 방식(throttle-powered bike) : 오토바이와 같이 전기자전거 핸들에 달린 스로틀 그립을 돌리면 전기모터가 작동. 페달을 밟지 않아도 모터만으로 주행 가능

페달어시스트 스로틀 겸용: 페달 어시스트 방식과 스로틀 방식 선택해 원하는 모드로 주행 가능


그 동안 뉴욕시에서 전기자전거를 탈 수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뉴욕주에서 전기자전거 구매는 합법이고 주로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는 데 따른 경찰의 제지도 거의 없습니다. 클래스1은 2018년부터 이미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음식배송에 스로틀방식 전기자전거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5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전기자전거를 압수했습니다. 전기자동차는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고, 힘이 덜 들기 때문에 음식배달원이 선호할 수 밖에 없는 방식입니다. 2018년 뉴욕시에서만 1,200개 이상 압수,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소득층 이민자들이 대다수인 배달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전동킥보드는 16세 이상이 최고 시속 15마일(24km)도로 뉴욕주 전체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허드슨 리버 그린웨이에서는 사용이 금지이지만, 공유 전동킥보드를 금지했던 맨해튼에서 운영 가능성이 열렸고, 브루클린과 퀸즈에서 시범운행할 전망입니다.


하지만 도시마다 자체 규제안을 마련할 수 있어 보다 구체적인 운영방식과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들의 뉴욕주 진출 여부 파악에는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2019년 초 전기자전거 사용자가 NYPD의 전기자전거 단속에 항의하는 모습(출처 : STREETBLOG NYC)



▶10여 년 동안 진행된 뉴욕의 전기자전거 사용 논란


뉴욕주의 전기자전거 논란은 2012년부터 인데 가장 큰 이유는 안전이었습니다.


2018년 뉴욕시 전기자전거 사고는 31건, 부상자 수는 32명으로 전체 사고 4만5,775건의 0.07%, 전체 부상자 6만1,939명의 0.05%로 매우 미미한 수준었지만 주정부는 전기자전거에 대한 반대 자세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서비스 합법화를 위한 법안이 주상원에서 56:6, 주의회에서는 137:4 압도적인 지지로통과했습니다. 하지만 주지사 앤드류 쿠오모가 12월 법안을 거부하면서 실행되지 못했습니다. 헬멧 착용 의무화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이번에 결국 주지사가 주장한 헬멧 의무사항을 새롭게 포함시켜 합법화 되었습니다. 참고로 헬멧 착용이 모든 라이더에게 의무화 된 것은 아닙니다. 전동킥보드와 클래스1, 2를 이용하는 18세 이하 청소년들, 그리고 모든 클래스3 사용자들이 헬멧착용 의무 대상입니다.


지난 3월 16일 뉴욕시에서는 이번 합법화를 예견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뉴욕시장 빌 드 블라시오(Bill de Blasio)가 시의원 카를로스 맨차카(Carlos Menchaca)와 얀다니스 로드리게즈(Ydanis Rodriguez)가 건의한 전기자전거를 이용한 음식배달원의 단속과 티켓 발부중단 요청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식당, 카페 등의 영업이 테이크 아웃과 배송으로 제한되고, 자가격리로 배송서비스 건수가 폭증함에 따라 시민들의 편의와 배달원의 효율성과 편의성, 수익을 고려한 것입니다.


뉴욕시의원 카를로스 맨차카와 얀다니스 로드리게즈가 뉴욕시장에게 발송한 전기자전거 배송 단속 금지 요청 서한(이미지 출처 : 카를로스 맨차카 트위터)


이렇듯 복잡한 과정과 의견 대립 과정등을 거쳤기에 뉴욕주의 스로틀방식 전기자전거 합법화는 배달노동자들의 승리라고도 불립니다. 뉴욕주 상원의원 제시카 라모스는 ‘배달노동자의 정의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했고, 코로나 위기가 그들에게 얼마나 치명적인지도 보여줬다’라고 말했습니다.



차두원의 위클리 모빌리티 산업 리뷰 #7 


[모빌리티 NOW] 코로나19로 급감한 대중교통 대신 자전거 '인기'

뉴욕주의 지하철 내부 모습. 코로나19 영향으로 뉴욕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률이 현저하게 낮아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뉴욕주 대중교통과 차량호출 서비스 이용률은 낮아졌습니다. 지난달 11일 뉴욕 지하철 탑승자는 작년 대비 18.65%, 1월 하루 평균과 비교해 94만8,000건이나 줄었습니다. 버스 탑승객은 15%, 롱아일랜드 철도 탑승자 수는 31%나 줄었습니다. 


우버 CEO인 다라 코스로샤히(Dara Khosrowshahi)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애틀 수요가 60~70%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인기 블로그 더라이드셰어가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3월 13~16일 우버와 리프트 수요는 81%, 운전자 수입도 약 80% 감소했다고 합니다. 운전자 23.5%는 운전을 중단했고 38.5%는 이전보다 운행을 줄여 승객뿐만 아니라, 운전자들도 크게 감소했습니다.


반면 일반인들의 마이크로 모빌리티 사용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3월 9일 맨해튼, 브루클린, 퀸스를 연결하는 4개의 이스트리버 브리지를 통과한 자전거는 2만1,300대로 작년 같은 날 통과한 1만4,032대와 비교해 52% 증가했습니다. 3월 1일 부터 11일 까지 뉴욕시 공유자전거인 시티바이크 사용 건수는 51만7,76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31만132건에 비해 무려 67% 늘었습니다.


현재 맨하탄, 브루클린, 퀸스에서는 시티바이크 1만4,000대가 850개 스테이션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사용량이 늘어나자 당국은 이미 맨해튼 북부와 브롱크스 남부에 공유자전거 배치를 늘리고 있고, 통행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스테이션과 임시 자전거 도로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입니다. (서울의 따릉이는 서울시가 구매해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지만 미국 최대 공유자전거 서비스인 시티바이크는 씨티그룹이 지원하고 리프트의 자회사 모티베이트가 운영합니다)


교통사고 추이 (2020년 3월 9일~15일 vs. 2019년 3월 9일~15일)(출처 : STREETBLOG NYC)


문제는 안전입니다. 스트리트블로그에 따르면, 지난달 9일 부터 15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교통사고는 33.1%, 보행자 부상도 17% 감소했지만, 자전거 탑승자 부상은 43%나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대중교통 대신 자전거 사용이 증가했지만, 급격스런 증가에 안전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한 것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자동차 운행과 보행자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자전거 사고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뉴욕시의 교통사고 사망자 추이 (좌 : 보행자, 우 : 자전거)(이미지 출처 : New York Times)


2019년 뉴욕시에서는 보행자 124명, 자전거 탑승자 28명이 사망했습니다. 사고 원인이 밝혀진 97건 가운데 가장 높은 원인은 상대방 자동차 운전자 부주의와 주의산만, 보행자 양보실패, 신호무시 순입니다. 반면 보행자와 자전거 탑승자 실수는 8건으로 전체의 7.8%였습니다.


사고원인이 명시된 97명의 사망 보행자 및 자전거 탑승자 사고 원인(출처 : New York Times)


이렇듯 자전거 탑승자 사망사고가 증가함에 따라 뉴욕시는 5840만 달러를 투입해 전체 1,243마일의 자전거 도로중 480마일에 물리적 장벽을 설치하고 브루클린과 퀸즈에 10곳의 자전거 우선지역(bike priority districts)을 지정했습니다. 이같은 안전대책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차두원의 위클리 모빌리티 산업 리뷰 #8 



[모빌리티 NOW] 팬데믹에도 '훨훨' 스핀의 비결은?


전동 킥보드는 전기자전거와 함께 중요한 마이크로모빌리티로 꼽혀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 19로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라임과 버드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6개 국가 60여개 도시에서 12만대를 운영하는 라임은 물론 유럽, 중동, 미국 등 8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버드도 자체적으로 혹은 도시 지시에 따라 운영을 중단한 상황이고 일부 감원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부 플라스틱과 강철 표면에서 3일 동안 생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듯 합니다. 여러 명이 이용하는 핸들바 등을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죠.



단 포드가 인수한 스핀만은 상황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스핀은 공공운송수단의 운행이 금지되고 자택격리령이 내려진 도시에서 대중교통 수단의 역할을 하고 있고 병원 등 치료시설로의 이동과 의료진 이동을 위한 셔틀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교통당국은 현재 2차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전동 킥보드 서비스 업체 라임, 점프, 스쿳, 스핀 가운데 스핀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서비스를 중단시켰습니다. 또 볼티모어, 덴버, 디트로이트, 로스앤젤레스, 포틀랜드, 샌프란시스코, 탬파, 워싱턴D.C. 등 현재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시 의료 종사자에게 무료로 헬멧을 포함한 탑승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버드와 라임과 비교하면 서비스 제공 지역의 범위와 운영 대수가 적은 스핀이 민첩하게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도시교통, 규제 정책과의 합의점을 찾아야 서비스가 가능한 전동킥보드 기업의 특성 상 스핀의 높은 도시 친화력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생존력을 높이는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완성차, 차량 혹은 승차공유, 대중교통 역할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 모빌리티 역할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시장과 업계 구도 재편에도 역할을 미칠 것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주변 사람들과 가까이 하지 않으면서 기존 이동수단을 대체할 수 있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디바이스들은 언택트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역할이 기대 됩니다.


단지 기업들만 이같은 역할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도시 이동정책 차원에서도 함께 고민하고 협력해야 할 분야인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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