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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두원 Dec 07. 2018

라이드 셰어링 업체들의 2차 대전

우버가 촉발한 라이드셰어링 기업들의 시장 쟁탈전이 1 차 대전이라면, 퍼스트-라스트 마일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을 놓고 시 작된 경쟁은 이들의 2차 대전이다. 2018년 7월 우버 연구원인 산토시 라오Santosh Rao의 연구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산토시 라오는 우버 앱에 점프바이크를 통합한 후 변화한 샌 프란시스코의 사용자패턴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2018년 2월부터 7 월까지 평균 일주일에 1회 이상 점프바이크나 우버 라이드셰어링 서비 스를 사용한 이들이다. 결과를 요약하면, 우버와 점프바이크 전체 사용 비율은 점프바이크를 도입한 후 15%나 증가했다. 하지만 우버의 주력 서비스인 라이드셰어링 서비스 사용은 10% 감소했고, 평일(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업무시간 사용량은 무려 15%나 감소했다. 



시간대별 사용패턴을 살펴보면 점프바이크의 69%는 8시부터 6시까 지 꾸준히 사용된 반면, 우버 라이드셰어링 서비스의 54%는 업무시간 이외에 사용되었다. 특히 2018년 4월 6일 금요일 비가 많이 왔던 샌프 란시스코에서 점프바이크 사용은 평일보다 무려 78%나 감소했고, 우버 라이드셰어링 서비스 사용은 40% 증가했다. 결론적으로 점프바이크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을 확장시킬 잠재성이 높지만, 사용자들은 상황 에 따라 두 가지 모빌리티 수단을 적절히 바꿔가며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점프바이크가 라이드셰어링 서비스의 대체재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연구대상 기간 동안 점프바이크가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250대밖에 운영되지 않았던 상황을 고려하면 점 프바이크의 잠재력과 위협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전동스쿠터를 살펴보자. 현재 버즈와 라임이 사용하는 전동스쿠터는 샤오미의 자회사로 세그웨이를 인수한 나인봇Ninebot에서 생산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중국에서 약 1,999위안(약 320달러)에 판매되지만 미국 아마등의 사이트에서는 500달러에 판매한다. 산타모니카 지역 대상 연 구에 따르면 전체 사용량의 53%는 3마일 미만, 18%는 1마일 미만의 이동에 사용되고 있다. 15mph 속도로 12분 만에 3마일을 주행할 수 있 으며 사용료는 2.8달러다. 사용요금으로 대당 원가를 뽑으려면 200회 정도만 사용하면 된다. 자전거에 비해 장점이 많은 스쿠터는 시장 확장 잠재성과 우버의 자동차 서비스 시장을 침범하기에 더욱 유리한 조건 을 가지고 있다. 

미국환경보호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은 운전자가 1마일 미만의 모 든 자동차 여행의 절반을 도보나 자전거로 대체하면 연간 200만 톤 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감소하고 9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발표했 다. 실제로 미국의 자동차 운행 거리를 살펴보면 2017년 자동차 주행의 59.4%가 6마일(9.7km) 이하이며, 전기자전거나 전동스쿠터 주행거리로 적합해 지속가능성이 중요한 도시 차원에서는 매력적인 선택 대상이다  


2002년 모빌리티 혁명을 외치며 요란하게 등장했던 세그웨이Segway와 는 다르다. 세그웨이가 개인용 모빌리티 대중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잠 시 시장 형성기에 접어들었지만, 휴대하기 어려운 커다란 사이즈, 느린 속도와 4,950달러라는 높은 가격으로 지금은 관광지나 일부 보안담당 자들이 사용하는 제품으로 전락했다. 현재 마이크로 모빌리티 기업들이 해결하려는 것이 바로 세그웨이의 성공을 가로막았던 문제점들이다. 현 재 200달러 수준의 전기자전거와 500달러 수준의 전동스쿠터는 세그웨 이 시판 시점보다 저렴하고 성능은 향상되었으며, GPS와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운영과 새로운 도크리스 관리 시스템의 등장, 무엇보다 이들의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하는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물론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도시들의 규제, 주민들의 수용성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유전동스쿠터 등 새로운 서비스가 퍼스트-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수단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아니면 세그웨이의 말로를 재현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하지만 라이드셰어링 기업 입장에 서는 각종 규제나 법률 등과 좌충우돌하며 어렵게 만들어 놓은 글로벌 라이드셰어링 시장에서 공유전기자전거나 공유전동스쿠터 등과 경쟁하 기보다는, 이들을 흡수해 퍼스트-라스트 마일을 품는 멀티모달 통합 플 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수동 혹은 전기자전거, 전동스쿠터 기업들도 단독 비즈니스보다 퍼스트-라스트 마일을 연결해 주는 이동수단과의 결합이 비즈니스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라이드 셰어링 기업들과의 협력과 연계가 단독 비즈니스보다는 한층 유리하다. 


결국 라이드셰어링 기업들의 전략적 선택권은 둘 중 하나다. 전기자 전거, 전동스쿠터 등 퍼스트-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과 경쟁하거나, 혹은 자본력을 동원해 관련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를 통해 비즈니스를 통합하는 것이다. 라이드셰어링 기업들은 두 가지 대안 가운데 퍼스트-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기업들과 비즈니스를 통합해 공유자동차의 보완재로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갖추 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우버의 움직임이 가장 발 빠르다. 점프바이크 인수 후 한 번도 운영해 본 경험이 없는 전동스쿠터 공유 서비스 파트너로 산타모니카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라임, 겟그라운드, 티켓 예약 플랫폼인 마사비를 우버 앱과 연결하는 등 라이드셰어링 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멀티모달 통합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리프트도 마찬가지로 공유자전거와 전동스쿠터 서비스 비즈니스에 진출을 본격 화하면서 우버와의 새로운 마이크로 모빌리티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어제 카카오가 카카오가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 론칭을 발표했습니다. 


요즘 다양한 분들께 마이크로 모빌리티 관련 연락이 오네요. 카카오는 봄에 치고 나오리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업체들보다 더 빨리 치고 나왔네요. 그것도 알톤과 함께. 그런데 왜 전기자전거 일까요?


첫번째는 전동스쿠터보다 규제 논란이 적습니다. 전동스쿠터는 현재 형식 분류도 없습니다. 하지만 전기자전거는 자전거 전용도로 운행이 가능해졌습니다. 도로교통법상 전기자전거는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되어 차도 로만 달릴 수 있었지만,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자전거법) 개정을 통해 2018년 3월부터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전기자전거는 자전거도로에서도 이용할 수 있어 최소한 승차공유와 같이 법적 분쟁은 피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한국에서 공유자전거 사업은 민간 기업들이 침범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서울시 따릉이 뿐만 아니라, 창원시 누비자, 안산시 페달로, 여수시 여수랑, 대전광역시 타슈, 시흥시 공공자전거, 세종시 어울링, 순천시 온누리, 여수시 유바이크, 그리고 군산시와 진주시 등이 공영자전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민자는 경기도 고양시 피프틴, 수원시 반디클이 있습니다. 대부분 적자사업이지만, 지자체에서 쉽게 없어질 사업은 아닙니다. 덕분에 민간기업의 수동자전거 공유 비즈니스는 한국에선 명함도 내밀지 못합니다. 서울은 2019년 전기자전거 공유 시범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고, 창원에서도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은 울며 겨자먹기로 전기자전거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물론 전기자전거 공유사업을 하더라도 dockless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서울시나 지자체에서 station 공간을 내줄 것인가? 혹은 공용으로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이슈가 있습니다. 아마도 충전도 station-base가 아니라, 배터리 찰탁형이 아닐까 싶습니다. 카카오는 어떤 충전방식과 어떻게 서울시와 station 사용을 협의했는지 개인적으로 궁금합니다. 다른 업체들의 bm 대상이 되기 때문이죠. 


그리고 해외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약간은 자유롭습니다. 모바이크, 오포 등 중국업체들은 미국과 유럽에서 철수했습니다. 중국에서는 먹히던 dockless 시스템이 통하지 않았고 수익도 적다 보니 과감히 철수하고 드넓은 중국시장에 올인하는 거죠. ofo도 한국에서 철수했습니다. 가장 큰원인은 바로 지자체 운영 공유자전거이고, 공공섹터에서 애국하는 마음인지 해외업체들 보다는 국내업체를 선호합니다. 카카오의 장점이기도 하죠. 그리고 아무래도 글로벌 업체들의 통일된 운영방식과는 달리 새롭게 시작하는 우리나라 기업인 카카오는 아무래도 유연하게 시장과 지자체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마치 우버와 그랩의 싸움이라고도 볼 수 있죠. 


물론 전기자전거도 조심해야 합니다. 저처럼 제어를 잘 하지 못하면, 대형사고 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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