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L. van Beethoven, 1770-1827)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번호61〉(Violin Concerto in D Major, Op.61)은 1806년 그의 나이 36세에 바이올린 연주자 프란츠 클레멘티(1780-1842)를 위해 작곡한 곡이다. 베토벤의 협주곡 중에 바이올린 협주곡으로는 유일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현재 바이올린 연주자라면 꼭 연주해야 할 곡이 되었지만, 1806년 초연 이후 1844년 펠릭스 멘델스존(1809-1847) 지휘 아래 요제프 요하힘(1831-1907)의 바이올린 협연이 있기까지 잊혀 있었다. 그 당시 일반적인 협주곡의 길이에 비해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파격적으로 길었고, 연주 기교도 난해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1악장 빠르지만 지나치지 않게(Allegro ma non troppo), 2악장 약간 느리게(Larghetto) 그리고 3악장 론도, 빠르게(Rondo. Allegro)로 전형적인 협주곡 악장 구성을 따른다. 그렇지만 연주 시, 2악장과 3악장을 연결해서 연주함으로써 마치 2악장 작품처럼 여겨진다. 23분가량의 1악장은 긴 오케스트라 서주와 바이올린 독주, 오케스트라 반주에 의한 바이올린 협주, 바이올린 반주에 의한 오케스트라 주제 선율 연주, 전체 합주, 바이올린 카덴차, 그리고 종결로 이어진다. 1악장의 뚜렷한 특징은 노래하는 선율이다. 1악장 전체를 이끄는 이 유려한 선율은 두 가지 형태로 제시되지만 그 유사함 때문에 구별하기 쉽지 않다. ♫
2악장은 오케스트라의 느리고 장중한 리듬과 금관과 목관악기에서 연주하는 아름다운 선율과 장식적이고 정갈한 바이올린 독주 연주가 이중주를 하듯 전개된다. ♫2악장의 끝자락, 비장한 분위기의 오케스트라 합주 뒤 바이올린 독주의 짧은 카덴차로 3악장 “론도로 곧바로 넘어”간다(attacca subito il Rondo). 3악장 첫 바이올린 독주의 활기차고 경쾌한 리듬과 선율은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3악장 전체 진행에서 3번 더 반복하는 중심 선율이자 3악장 구조의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이 론도 주제와 다른 두 개의 에피소드 주제가 등장한다. 오케스트라 전체 합주 후 첫 에피소드 역시 바이올린 독주로 시작한다. 주제의 성격은 론도 주제의 화려한 장식이나 변주곡에 가깝다. 두 번째 론도 주제가 바이올린 독주와 오케스트라 합주가 반복된다. 그리고 바이올린 독주로 두 번째 에피소드 주제를 연주한다. 에피소드의 음악은 아름다운 선율과 빠른 리듬의 대비가 특징이다. 다시 세 번째 론도 주제를 반복하고 첫 번째 에피소드가 재현된다. 마지막 론도 주제와 바이올린 독주 카덴차 이후 긴 종결부를 연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