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 예찬

제3화 그거 아니다

by 동상

내 생애 첫 단골집은 돼지국밥집이었다. 아버지와의 인연으로 시작해서 친구까지 끌어 들였던 그 마성의 국밥집. 어려서부터 가기 시작해서 본가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아직도 종종 가곤 하는 그곳이 벌써 30년 단골집이다.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그 집을 지지해 주는 충성고객, 바로 단골일 것이다. 단골은 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말이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는 무척 어렵다. 다양한 음식 취향, 위생, 친절 등 고려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나의 단골집은 나에게 특별한 친절이나 서비스를 챙겨준 적은 없다. 아~ 30년 동안 요구르트를 한 2번 정도 받은 적은 있었다. 내가 단골이 된 이유는 이게 뭐야 할 정도로 특별한 게 아니다. 그냥 내가 갈 때마다 주문은 물어보지도 않고 내가 좋아하는 비계가 많이 들어간 국밥을 내주시는 것이다. 내가 너무 많이 가서였을 수도 있지만 국밥집 주인 아주머니는 항상 그렇게 주셨고 난 이게 너무 좋았다.


한날은 다른 아주머니께서 국밥을 주셨는데 친구들과 똑같은 평범한 돼지국밥을 주셨었다. 난 솔직히 맘속으로는 속상했지만 묵묵히 수저를 들었다. 오래간만에 평범한 돼지국밥을 먹나 싶었지만 주인 아주머니께서 주인공처럼 나타나 “저 아는 그게 아니다.”라고 하시며 내 국밥을 가지고 가셨다. 얼마 안 있어 주방에서 새로운 국밥을 내오셨는데 그건 나의 기호에 커스터마이징 된 비계 듬뿍의 느끼한 국밥이었다. 그 국밥이 내 앞에 왔을 때의 그 뿌듯함이란.


나의 지음인 주인 아주머니가 있던 단골집. 어린 시절 추억이 서려있는 단골집. 내 친구들이 느끼하다고 싫어하던 나의 맞춤형 국밥이 있는 나의 단골집. 이런 단골집이 또 있을 수 있을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국밥 예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