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휴가를 나와서 잠깐 집에 온다고 했다. 온다고 하기 며칠 전부터 설렜다. 내 동생은 아주 귀여워서 자꾸만 뭘 해주고 싶다. 그날 어디쯤 오냐고 묻는 대답에 '어 누나 이제 출발하려고' 잠에서 덜 깬 목소리로 말하는 것도 귀엽다. 동생이 고기를 먹고 싶다고 해서 같이 가기로 했다.
퇴근시간에 맞춰 동생은 우리 지역으로 왔다. 정류장에 갔더니 검은 옷을 입은 까까머리의 동생은 눈물이 나도록 반가웠다. 아기인 것만 같았던 동생이 대학교에 가고 군대를 간다니 훈련소에서도 눈물 바람이었다. 애가 군대에서 형편없는 밥을 먹고 속이 얼마나 허했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안 좋아서 오늘은 먹고 싶은 만큼 주문해 주리라 다짐했다.
고깃집에서 고기를 굽는데 어떻게 하는지 보려고 고길 굽게 했더니 서투른 손으로 고기를 잘 태웠다. 보다 못해 굽다가, 고기를 계속 추가하다가 전역을 하면 뭘 할 거냐고 묻자 선임이랑 일본여행을 간다고 했다. 상병이 되면 월급이 130만 원이라면서 빨리 사회에 나와서 돈을 벌고 싶다고 했다. 나는 이 아이가 사회에 나와 돈을 벌며 느낄 고단함을 생각했다.
집에 온 그는 또 치킨을 먹고 싶다고 했다. 군에 있을 때 자려고 누우면 라면이 그렇게 생각난다면서, 먹어도 배고프다고 했다. 그 허기짐이 뭔지 알 거 같아서 배달시키라고 했다. 치킨을 먹으며 새로 산 스마트모니터로 유튜브를 재생해서 보는데, 그냥 퇴근해서 누군가랑 같이 식사를 하고 티브이를 보면서 타인의 생각을 묻고 하는 게 좋아서 '난 어느새 인생의 소중한 부분을 놓치고 사는 건가' 불현듯 생각이 들었다. 동생과 난 그저 조용히 티브이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누군가 집에 있다는 느낌은 너무 어색하지만, 좋았다. 하지만 이 또한 질릴 때가 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