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만난 사람들

by 강아


베프인 경은 의전에 합격하자 소개 들어오는 수준의 남자가 다르다고 했다. 얼마 전엔 연락이 없던 동기가 자신의 친척형을 만나보지 않겠냐며 연락이 왔다고 했다. 다만 친척형이 낯가림이 있는 듯, 둘둘이 만나자고 했다.

홍대에서 만난 경은 홍콩여행을 다녀와서인지 더욱 생기 있어 보였다.


"경아 이사는 잘했어?"

"응- 오는데 30분밖에 안 걸렸어. 이산 잘했고."

"근데 소개는 어떻게 받은 거야?"

"그냥 해주겠대. 내가 해달란 게 아니고 동기오빠가 해주겠다고 했어. 뭐 만나서 사귀고 그런 거 말고, 그냥 좋은 지인 안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만나자."


그래서 가볍게 만났다. 바에 가서 맥주를 마시고 오븐에 구운 닭다리를 먹고 가져온 테킬라를 먹었다.

오가 바로 경이 명목상 소개받기로 한 남자다.


"오 씨의 회사생활은 어때요?"

"어휴. 사시가 끝나도 또 연수원에서 공부해야 해요. 근데 사람들이 너무 열심히 해요. 사실상 어느 정도의 컷라인만 넘으면 되는데 다들 열심히 하더라고요."

뭐 이런 얘기를 하고 와인 얘기도 했다.

"와인 동호회 다니신다며 추천해 줄 와인 있어요?"

"가장 최근에 먹었던 것 중엔 샤또 딸보가 맛있었어요."

"아, 저도 그거 좋아하는데. 히딩크가 좋아하는 와인이라지요."

"어! 아시네요?"

"저도 친구들이랑 먹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하는 대화를 하며 밤은 깊어갔다.

경의 동기라는 그 남자는 연애문제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 그가 내게 물었다.


"진 씨는 어떤 이벤트를 받아봤나요."

"예. 전 뭐 이벤트라기보다 그냥 꽃다발 받는 정도만 받아봤어요. 어떤 이벤트 해줬어요?"

"전 촛불 이벤트도 해봤고.. 그랬는데 지금은 없네요."

"하하하."


씁쓸한 기운이 감돌아서 분위기를 전환했다. 동기분은 나는 솔로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

"나는 솔로 가셔야죠."

"안 가요. 그런데 왜 가요."

"재밌을 것 같던데."


이런 실없는 소리를 하다 보니 대화의 패턴이 보였다.

동기란 사람은 연애에 관심이 많았고, 사법연수원을 다닌다는 그분은 본인은 검사보단 변호사를 할 거라는 자신의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는 사람이었고 내 친구는 대화를 잘 받아주는 스타일이라 주로 듣는 쪽이었고

나는 사법고시 패스한 사람은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했을까 속으로 가늠해보고 있었다. 그는 다음 주에 미국출장을 간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가 연락처를 물었다.

"아. 근데 제가 카톡이 없어요. 얼마 전에 핸드폰을 분실해서 2G로 바꿨거든요."

"괜찮아요. 아이폰으로 바꾸면 돼요."


라며 연락처를 교환하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서 가요? 전 다행히 자리를 얻었네요.'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라며 대화를 종료했다.

그리고 또다시 그 사람은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한 걸까 다시금 가늠해 보기 시작했다.


서점에 들러 헤밍웨이 사랑법이라는 책을 읽었다.


사랑을 하는 것이 두렵다. 그 길목에서 나는 아직도 헤매고 있다. 내 마음을 다 주었다가 결국엔 다시 그때처럼 버림받을까 봐 자꾸만 도망가고, 그러면서도 완전한 사랑을 바란다. 이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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