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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아 Feb 27. 2024

몸을 어떻게 움직일 때 가장 즐겁고 기분전환이 되는가

  4달 전쯤에 여름휴가 명목으로 도쿄를 다녀왔다. 예전에도 도쿄를 다녀왔지만 그땐 주요 관광지를 돌았다면 이번에는 내가 좋아하는 뮤직 라운지, 재즈바를 투어하고 싶은 욕망이 컸다. 마침 주어진 징검다리 연휴에 휴가를 붙여 써 약 일주일이 안되는 소중한 기간을 만든 다음 표를 예매해 나리타 공항을 갔다.


  하지만 설렘으로 가득해야 할 비행기 안에서 패닉에 이르렀는데, 가지고 간 카드가 비자가 없는 지역화폐 카드였기 때문이다. 당연히 될거라 생각하고 환전도 카드로 쓸 비용을 제하고만 해왔다. 그래서 나리타에 도착해서 공항버스를 타서는 숙소를 알아보는 여정을 감행해야 했다.


  처음 간 여성전용숙소는 호텔예약사이트에서 예매하지 않으면 숙박이 어렵다고 해서 구글맵으로 다니면서 숙소를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 호텔은 만실, 다른 호텔은 예산 초과 등으로 계속 걸을수밖에 없었다. 기적적으로 연박을 하면 숙소비용이 절약되는 곳이 있어서 체크인 하니 시간은 밤이 늦어있었다.


  하지만 숙소를 구했다는 것 만으로 행복했는데, 이건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종류였다. 한국에선 당연히 의식주가 해결되어있는 상황에서 그 외의 문제로 스트레스가 유발됐다면, 여기선 정말 기본적인 것이 충족이 안되는 스트레스였는데, 아무튼 걱정거리가 해결되고 난 다음의 해소감이 좋아서 안도감을 느꼈고, 다음날에는 주구장창 걸어다니기 시작했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 걸어갔지만  블로그에서 찾은 재즈클럽은 기대했던 것보다 좋았고, 계속 걸으니 온몸이 노곤해지면서 적당한 피곤감이 몰려왔다. 필요에 의해 걸은 것이긴 하지만 '많이 걸음'이라는 원초적인 행위가 '인간'이라는 존재에게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새삼스레 깨닫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는 가급적 많이 걸으려고 하는 편이다. 하지만 '필요'가 있지 않는 이상 걷는다는 게 내겐 얼마나 적용되지 않는 건지도 안다. 하지만 어쨋든 걸으면 기분이 좀 풀린다는 건 경험상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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