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독거의삶

by 강아

식당이나 어딜 가든 완벽히 혼자였지만 가족단위의 사람이 부럽거나 하지는 않았다. 어느새 둘이어서 겪는 행복의 질량이 혼자일 때보다 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아버려서 일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소리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을 비정상적으로 늘리면서 나는 혼자 영화를 보고 걷고 활자를 읽었다. 가끔 몸이 힘들지 않으면 지나간 사람이 생각났지만, 그럴때마다 '이건 망상이야'라고 머리를 흔들었다. 누굴 만나면 겪는 가치관의 차이는 불가피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가깝다고 여긴 사이에서 생기는 그런 차이들은 '어쩔수 없어'라고 체념하면서도 거리감을 생기게 만들었다.


여느날이었다. 그녀는 내게 그녀가 만나는 사람이 다른 여자와 바다를 다녀온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그를 바라보기만 해도 너무 좋아서 그가 다른 여자를 만나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 둘은 서로가 다른 이성을 만나는 걸 아무렇지 않게 톡으로 이야기하면서 종종 만나서 헬스를 같이 가는 모양이었다. 어떤 면으로는 상대방이 다른 이성을 만나는 걸 알면서도 마음을 다치지 않을 수 있는 그녀가 부럽기까지 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강아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Nonfiction Storyteller

15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50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7화아버지가 겪은 것은 저도 겪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