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은 다행히도 공휴일이었는데, 사실 잘 기억이 안난다. 이날 하루종일 집에 있었던 건 기억이 나는데 저녁에는 냉동실에 있던 한돈목살로 제육볶음을 만들어 먹었다. 고기를 살 때 얻었던 파채를 기름에 볶아 파기름을 만들고 목살을 넣는다. 어느정도 핏기가 가시면 다진마늘 1, 고춧가루 1, 설탕 1/2, 후추 조금, 간장 1, 마지막에는 참기름과 통깨를 뿌리면 된다. 요새는 유튜브가 잘 돼 있어서 백종원 레시피로 검색하면 막상 요리하는건 5분도 안돼 끝난다. 이렇게 간단한걸 예전엔 하지 않았는데 제철 식재료가 냉장고에 있을리 없었고 후처리도 번거로울 뿐더러 한번 요리하면 방안이 연기로 가득차 냄새를 빼는것도 고역인 원룸에 살았기 때문이다.
화요일은 출근을 해서 보통 사무실에서 먹는 멸치볶음을 김에 싸서 먹었다. 사실 잔멸치를 더 좋아하는데 어머니가 중멸치꽈리고추 볶음을 해주셔서 처음에는 먹을까 말까 했는데 회사에 가져다두니 선택지가 없어 잘 먹게 되었다. 그리고 보통 아침을 안먹는 나는 점심시간이 되면 적당한 허기가 져서 밥맛이 좋다. 그리고 단 음식은 안좋아하지만 짠 음식을 좋아해서 짭잘한 맛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맥심커피를 한잔 먹는데 예전에는 카페음료를 선호했지만 과한 카페인에 위가 아파져 요새는 맥심으로 대체했다.
저녁에는 어머니께 부탁해서 받은 꽃게찌개를 먹었다. 자취를 하게 되면서 게가 먹고싶어질 때 가게를 찾아 가격도 비싼 꽃게탕을 먹어보았지만 어머니가 끓여주신 맛이 안났다. 원하는 찌개는 된장베이스였지만 시판되는 건 고춧가루 베이스여서 어릴 때 입맛을 기억하는 나는 꽃게찌개=된장 이라는 공식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받은 꽃게찌개는 우거지와 무가 들어가있어 아주 시원하고 적당한 MSG 맛이 느껴지는 어릴때 먹었던 그맛이었다. MSG를 먹으면 약간 혀가 오그라드는 느낌이 나는데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조미료 맛을 좋아한다.
오늘은 점심은 어제와 같이 먹고 저녁은 동생이 보내준 질좋은 삼겹살을 먹었다. 요새 장바구니 물가가 많이 올라서 정육점에 가도 삼격살 가격에 놀라 앞다리살을 고르곤 한다. 하지만 귀한 삼겸살을 보내주어 김치랑 마늘이랑 구워서 청양고추에 쌈장을 찍어 먹었다. 건강하게 잘 챙겨먹고 있고, 날마다 건강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