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숨기기

by 강아






경제독서모임은 정말 캐주얼하게 책을 읽은 느낀점을 말하러 간 자리였다. 노메이크업에 질끈 묶은 머리, 흰티에 청바지를 입고 나갔다. 뉴페이스를 만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왠지 누군가를 만나서 그와 스파크가 튀어서 새로운 관계로 이어지는 일련의 관계가 귀찮게 느껴졌기 때문도 있었다.


카페의 긴 원목테이블에는 먼저 온 사람이 있었는데, 그 중 빠르게 스캔한 사람중에 괜찮아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에게는 더더욱 시선을 주지 않는 내 습성상, 도착하자마자 나는 누구에게도 시선을 주지 않은 채 시선을 책에 고정하고 있었다. 뒤이어 각자 읽어온 책을 말하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어떤 모임에 가도 나는 주제만 던져주고 사람들이 그걸 물길 기다려 대화를 활성화시켜 놓고는 유유히 자리를 빠져나오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먹이를 던졌더니 사람들은 신나서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그때서야 나는 말하는 사람들을 찬찬히 살펴볼 수 있었다.




그는 린드버그 안경을 썼고 랄프로렌을 입고 있었다. 코인을 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고 말하는 그의 외모가 흥미로워서 나간 다음 모임에서, 그는 어릴때 부모가 보증을 잘못서 사람을 믿지 않게 되었다고 했다. 그런 불신은 나 또한 수많은 사람을 만나오며 겪어왔던 것이기 때문에 더욱 동질감을 느끼게 됐는지도 모른다.



코인으로 엑싯하여 회사를 다니지 않고 목공을 하며 그는 공교롭게도 내 회사 옆에서 전시를 한다고 했다. 그에게 말하고 갈 수도 있었지만 공개적인 단톡방에서 말하는게 마치 내가 그에게 관심이 있어 간다는 오해도 사기 싫었다. 하지만 남들이 8시간 회사에 묶여있는 시간 동안 목공방에서 작업을 한 결과물이 어떠할지 궁금한 것도 사실이었다. 남몰래 가는 것이지만 으레 전시에 가면 꽃화분 같은걸 놓고 오는게 예의란 건 알고 있어서 근처의 꽃집을 찾았지만 그날따라 휴무거나 문이 닫혀있어서 그냥 맨손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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