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해지게 된 그는 참여링크를 보내달란 이유로 번호를 교환하게 됐다. 인스타를 하지 않는 나지만, 신청링크는 인스타를 통해서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집에 가니 연락이 왔다.
"나 X야. 번호 저장해 줘. 카톡으로 연락할게"
라는 그에게 링크를 달라는 용건만 마무리하고 연락을 종료했다.
거의 한 달이 지나던 시점이었다. 독서모임을 나가고 싶었지만 왠지 날짜는 항상 내가 안 되는 날짜에만 진행되었고, 그래서 가지 못하던 참이었다.
"요샌 왜 독서모임 안 나오니? 네가 쓴 소설 이야기 듣고 싶은데"
"아 그땐 요가여가지구. 다른 날짜에 열어주면 갈게"
"이야기 빨리 들려줘. 현기증 난단 말이야"
"아 그건 안돼. 등단하면 알 수 있어"
"대략적인 집필 배경이나 작가의 의도 정도도 못 알려줘?"
"집필배경은 비극에서부터 출발했지. 그래서 말 못 해"
"그렇구나. 모임 끝나고 따로 나한테만 들려주는 것도 안돼?"
"그건 되는데 간략하게밖에 안돼"
"이 친구 아주 비밀을 잘 지키네. 사실 나도 예전에 소설 써본 적이 있는데 다른 사람은 어떻게 글을 쓰나 궁금해서"
라고 계속 글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나는 보여줄 수 없었다.
예전에 글을 쓰던 블로그에 댓글을 달았던 이가 있었다. 그는 어떻게 블로그를 하게 됐냐는 내 말에 '궁금했던 사람이 있어서요'라고 했다. 그는 내 짝사랑이었다. 그렇게 안부를 주고받다가 나는 내가 발가벗겨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만나던 남자, 나의 외로움은 글에 고스란히 드러났고 그는 어느 날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자는 건 정말 역겨운 일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우린 뭔가 왜곡되어 있었다. 성욕을 채우기 위해 여자를 사는 걔와, 사랑하는 것도 아니면서 남자를 유혹하고 버리는 걸 반복하던 나는 그에게 말했다.
'이제 내 블로그 안 오면 좋겠어'
'그래'
그 이후로 유입경로에 그의 블로그는 없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내 글은 절대 가족이나 친구에게 보여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