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이 있는 날이었고 그저 다녀오면 되는 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차를 마시고 출발했다. 가는 길에 식사를 했는데 매장은 만석이었고 주차는 누군가가 대충 대놔서 공석엔 댈 수 없었다. 주인은 바빠서 내가 왔는데도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그의 태도가 공손했기에 망정이지 불친절했으면 단번에 식당을 나왔을 것이다. 1인운영 식당이라 주문을 받고 요리를 하고 결제까지 모두 그의 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었고 기다리니 생각보다 빨리 음식이 나왔다. 다른 손님은 2인이었기 때문에 혼자인 내 식사를 더 빨리 준비해 줬다는 배려가 있었고 식사를 마치자 배고파서 예민했던 걸까 할 만큼 만족스럽게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불만족했다. 출장을 가서 업무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불만감은 도착해서도 감정이 없어지지 않아서, 근처 상점을 구경했다. 필요하지 않았던 목도리였지만 색이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충동구매하고 나서 다시 미팅장소로 돌아오니 시간이 딱 맞았다.
도착해서는 매출과 예정일정과 협의회를 이야기하고 나서 국화빵을 사 먹었다. 그다지 만족하지 않을 이유도 없는 날이었지만 계속해서 그 감정에 시달리고 있었다. 월요일 때문이라고 하기엔 매주 월요일은 매번 이랬던 거 같으며 그걸 앞으로 수백 번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까지 이어졌다. 곧 있을 승진인사도 누군가가 날 밀어주지 않을걸 예상해서 이렇게 막 나가는지도 모른다. 내 업무는 칼같이 지키지만 나는 아직도 showing은 성격상 절대 못한다. 해야 하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에 발이 묶여 질질 끌려가고 있다.
이런 날엔 다 마음에 안 들어 머리를 하러 갔다. 뿌리 몇 센티 나온 게 거슬려 톤다운으로 덮어달라고 했고 사장은 군말 없이 해주었다. 약을 바르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도 머리를 감겨주는 것도 머리를 말리는 것까지 나는 뭔가가 '불만족'했다. 돈을 던지듯이 가게를 빠져나오고 나서 도저히 미칠 것만 같아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음악을 꽝꽝 틀었다. 쉬고 싶다. 막상 쉬는 날엔 시체처럼 누워있지만 회사를 그만 다니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하고만 어울리고 싶다. 설을 기다리지만 또 설이 끝나면 다음휴가만을 기다리며 사는 삶은 그만하고 싶은 게 내 불만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