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건 버려요

by 강아


예전엔 정말 정신없는 주변을 가지고 있었다. 가지고 있는 물건이 무언지 몰랐고, 갖고 싶은 게 생기면 사야 했다. 행거가 무너진 적도 있었지만 이젠 옷 개수는 100개가 넘지 않도록 일주일에 한 번씩 조정한다. 물론 사람이기 때문에 새 옷이 갖고 싶어질 때가 있지만, 그럼 가지고 있던 것 중 안 입는 걸 버린다. 그렇게 총개수를 조절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건 유행 타지 않는 아이템을 고르는 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쁜 걸 좋아하는 나는 주기적으로 시즌 컬러와 디자인을 살피는 걸 좋아한다. 무조건적으로 참지 않는다. 사고, 나중에 판다. 하지만 팔리지 않는 건 버린다.


가령 아래 나시는 어떤 커뮤니티에서 냉증에 좋다고 한 옷인데 배 부분이 하트로 담요 같은 소재로 되어있고 소재도 천연 염색 쑥으로 해서 쑥 향기가 나던 옷이다. 버렸다.




아래 바지는 '나는 꽃'이라는 인터넷쇼핑몰에서 구매한 바지이다. 해당 모델은 스키니진을 입고 하이힐을 즐겨 신었는데, 이젠 하이힐은 신지 않는다. 그나마 가지고 있던 힐도 다 팔았다. 키에 구두를 신으면 더 커지기도 하고, 걸을 때 또각또각 소리가 나는 구두보다는 운동화를 선호하게 되었다. 한때는 많은 여성들이 힐을 많이 신었던 십 년 전과는 다르게 요새는 오히려 힐을 신는 사람을 보기가 어려워진 것 같다. 버렸다.




옷을 사면서 느끼는 건 어떤 특정인이 이뻐 보여 산 옷은 실패할 확률이 있다. 나에게 잘 어울릴 거 같은 옷을 사야 더 오래 입게 되고. 그래서 자주 옷장을 보며 옷 개수를 세며 적정 개수가 유지되는 걸 보고 뿌듯해하는 게 일상의 기쁨 중 하나다.


나중에 죽을 때도 가진 걸 최소화하며 장기기증하고 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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