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너무 많은 텍스트를 읽어서인지 뇌리에서는 글씨가 읽히지 않고 눈은 글씨를 읽고 있지만 머릿속으로는 계속 딴생각을 하고 있었다. 얼마나 반복했을까. 어디서 큰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아니 네가 뭔데 아이를 비키라고 말고야!"
"~~(잘 들리지 않음)"
"네가 뭔데 (내 애한테) 다 했으면 비켜주겠니? 하냐고"
알고 보니 어떤 아이가 검색대에서 책을 찾고 있었는데 뒤에 있던 여성이 아이에게 물어본 모양이었다.
목소리는 점점 커져서 서점 내에 있던 모든 사람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해당 대화를 듣게 되었다.
"아니 검색대가 여기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애가 얼마나 봤다고 비키라 마냐 하냐고"
아이 엄마는 점점 크레셴도로 화를 냈다.
아이 뒤에 서있던 여성은 반박했지만 아이 엄마는 이 말로써 정점을 찍었다.
"네가 여기 아니었으면 뒤졌어~(뭐라 뭐라)"
연휴 중간에 정신이 혼미해져서 서점 밖을 나왔다. 사람들은 아무도 말리지 못했다. 아이 엄마의 태도가 정말 강경했기 때문이다.
집으로 오면서 혼자 생각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가령 도서관에서도 검색대를 이용하려면 먼저 사람이 이용하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내 경우에는 기다리는 걸 극히 싫어해서 차라리 다른 검색대에서 검색을 하고 만다. 모르는 사람과 말 섞는 것도 그리 반갑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화를 낸 그 여성은 해당 장소가 공공 장소라는 것을 망각한 채 자신의 화를 쏟아내고 있는 게 좋아 보이진 않았다. 그건 충분히 낮은 어조로도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 시댁과의 갈등을 마음속으로 삭이고 있는 상황에서 화를 터뜨릴 요소를 발견하자 급발진한 게 아닐까' 혼자 상상했다. 점점 분노를 참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그걸 폭발할 대상도 필요해진다. 타인에게 말을 거는것도 조심스러워진다. 세상이 점점 과열돼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