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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oo을 한다

by 강아

원래 주말에 타이트하게 일정을 잡는 스타일이 아닌데 이번에는 일정이 잡혀버렸다. 오전엔 명상센터에 갔다. 운동 중 가장 오래 하고 있는 것이 요가인데, 평일에만 해서 아쉬운 감이 있었다. 그래서 원데이 클래스를 찾아보니 대전에만 주로 있어서, 세종에 있는 걸 찾으니 명상이 있었던 것이다.


집 청소 좀 하다 보니 출발시점이 약간 타이트해서, 도착시간인 10시에 거의 간당간당하게 도착할 것 같았다. 다행히 주차공간이 여유가 있어하고 올라가니 아직 아무도 와있지 않았다. 주인장과 명상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말하다 보니 다른 사람이 와서 시작했다.


결국 호흡에 집중하라는 것이었고 싱잉볼을 치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내 몸을 의식하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하니까 평소 손발이 찬데 이상하게 차지 않고 좀 맑아진 기분이 들었다. 밖에 나오니 비가 내리고 있었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한 달 피아노 연습방을 끊어서 다니고 있다. 매식을 하고 들어가니 연습실이 조용했다. 하농을 연습하고 있으니 누가 와서 '연습하러 오셨냐고' 했다. 그렇다고 말하니 사람들이 점점 들어와서 벽간소음이 들리기 시작했는데 나도 미스가 나면서 타인이 미스한 걸 듣는 게 또 스트레스다. 그래서 방을 옮겼다가 이번엔 충전기가 피아노 뒤로 빠진 것이었다. 주인장을 불러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연습하다 보니 아무래도 충전기가 신경이 쓰여 피아노를 움직여보니 움직이지 않았다. '이렇게 피아노가 무겁진 않았던 것 같은데' 하며 좀 있다 다시 시도해 보니 피아노가 약간 옮겨져서 충전기를 빼낼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옮긴 곳에서도 벽간소음이 들려 다시 자리를 옮겼지만 이번엔 전공생 옆자리였다. 잘 치긴 하지만 그 소리 때문에 내 소리가 잘 안 들릴 정도였다. 어젠 조용하게 혼자 칠 수 있었는데 역시 퇴근후나 주말은 조용하게 치긴 글렀다 싶다. 총 3시간 넘게 연습을 했는데 어릴 땐 안 그랬지만 이젠 허리가 아프다는 것도 느껴진다. 더 잘 치고 싶은데 나보다 잘 치는 사람을 보면 부럽다는 감정과 '나보다 잘 치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연습을 해서 무얼 하나'같은 생각도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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