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가정의 장남으로 형제와 자식을 건사했지만 그 과정에서 완고함과 자기 생각대로 밀어붙이는 것 때문에 친척의 신의도 잃었다. 가족에게도 마찬가지다. 대학교를 가기 위해 그가 압박한 입시 스트레스부터, 원하던 점수가 안 나오자 재수학원에 넣어버린 것도 자신의 공적으로 얘기하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 감정이 어떤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한 번은 중요한 시험이 있는데 부부싸움하는 걸 보고 '와 저 사람은 내가 어떤 일이 있는지는 관심이 없고 자기 안위만 중요하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독립을 빨리 했다. 회사가 지방이전해서 생각보다 빨리 하게 됐고 전셋집도 온전히 내 돈으로 구했다. 그만큼 열악했지만, 나중에 엄마로부터 소식을 전해 듣고는 '돈이 모자라면 말을 하지 그랬냐'하는데 그 돈 받고 비굴하게 사느니 내 돈으로 당당하게 살고 싶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