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적상산 전망대
잠시 영국 콘월에 대한 여행기는 쉬었다 가고, 그 사이에 우리나라 전북 무주에 대한 여행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가을을 맞이하여 얼마 전에 짝꿍과 함께 무주로 여행을 다녀왔다. 무주는 내가 예전에 직장을 다닐 때 출장으로 많이 찾았던 곳이었는데, 짝꿍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어 보기 위해 개인적인 목적으로 다시 찾게 되었다. 그럼 나와 짝꿍의 무주 여행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한다.
방문일자 : 2022. 10. 01(토)
주차비 / 입장료 : 모두 무료
내가 이번 여행지로 무주를 선택한 이유는 산이었다. 최근 일이 많아서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고, 나의 최우선 순위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붐비지 않는 조용한 여행지였다. 사실 무주보다 더 조용하고 한적한 곳도 많기는 하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한 결과 무주로 최종 결정이 되었다. 자연스럽게 이번 여정은 여행이라기보다는 휴식에 가까웠다. 그래서 무주에서 2박3일을 머물렀는데, 많은 곳을 돌아다니지 않았다. 휴식과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여 시간에 전혀 쫒기지 않은 채로 여행을 했고, 어디를 갈지도 즉흥적으로 정하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가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적상산 전망대이다. 적상산은 덕유산 국립공원의 일부로 무주를 넘어 우리나라에서도 아름다운 경치로 이름난 산이다. 해발고도가 1,000m가 조금 넘는 다소 높은 산이지만, 전망대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힘들이지 않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망대까지 차로 올라가는 길이 있긴 하지만, 올라가는 길이 만만치는 않다. 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까지 올라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커브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래도 다른 산 전망대 오르는 길과 차이점은, 이 도로가 2차선이라는 점이다. 다른 산은 좁은 임도를 따라 올라가야 해서 반대편에서 오는 차를 만나면 난감한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적상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그런 문제가 전혀 없었다.
꼬불거리는 길을 한참동안 오르다 보면, 터널을 하나 지나고 그 터널을 지나면 거대한 제방둑이 우리를 위압한다. 워낙 높아서 보는 것만으로도 위압감이 느껴지는 이 둑은 적상호에 물을 가둬놓은 둑이다. 적상호는 적상산 정상에 있는 호수로, 적상산 양수발전소를 운용하기 위해 물을 보관해 놓는 곳이다. 크기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만,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호수는 그 자체로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내고 있었다. 호수 반대편으로는 여러 색깔로 가득 칠해진 적상산 전망대도 눈에 들어왔다. 호수를 둘러보고 난 후, 호수를 끼고 돌아가면 적상산 전망대가 바로 나타난다.
적상산 전망대는 원통형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건축물로, 전망대 위에 올라가면 그 높이가 꽤 높아서 주변 풍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적상산 전망대 바로 옆에 있는 주차장은 그렇게 넓지는 않았다. 우리가 갔을 때는 그렇게 사람이 많지 않아서 주차하는데 어렵지는 않았다. 주말 오후 시간대 갔는데도 주차 자리가 널널했던 것을 보면, 이곳까지 찾아오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래도 혹시 이곳에 주차 공간이 없다고 해도, 당황하지 않고 적상호 근처로 다시 내려다가 보면 주차장이 크게 마련되어 있으니, 그곳에 주차하면 된다. 적상산 전망대는 주차장과 입장료가 모두 없다.
"한국은 참 산이 많아. 풍경에 입체감이 있어서 더 아름다워."
주차를 했으니, 우리는 적상산 전망대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올라가기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높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막상 오르기 시작하니까 계단을 생각보다 많이 올라가야 했다. 그래도 계단을 다 오른 후에 자연이 주는 보상은 너무도 달콤했기에, 이정도의 노력은 충분히 들일만한 가치가 있다. 오히려, 우리가 들이는 노력에 비해 자연이 너무도 과분한 보상을 준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그만큼 너무도 아름다운 풍경이 적상산 전망대 위에서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적상산 전망대에서 풍경을 바라보면서 우리나라에 산이 많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다. 아무리 멀리 보아도 산 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여러 산이 서로 겹쳐져서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적상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멀리 무주 읍내도 보이는데, 그 모습이 산 속에 파묻혀 있는 자그마한 동네 같았다. 무주 읍내 주변에 보이는 것이라곤 온통 산 뿐인데, 그 산 속에 여러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너무 아늑하게 보였고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들이 마을을 한없이 보호해 줄 것만 같았다. 그리고 적상산 바로 아래를 바라보면 적상호가 아닌 다른 호수가 하나 더 보이는데, 이 호수가 무주호이다. 무주호는 적상호에 비해 조금 더 큰 호수로, 양수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인공 호수이다. 적상호가 양수 발전소의 상부댐이고, 무주호가 하부 댐인 셈이다.
이렇게 가까운 곳부터 먼 곳까지 아름다운 풍경을 고스란히 마음껏 담아낼 수 있는 곳이 적상산 전망대이다. 전망대가 원형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한 바퀴 돌면 적상산 주변의 풍경을 모두 볼 수 있다. 그리고 중간에는 양수발전에 대한 안내문도 있어서, 이에 대한 정보도 얻어갈 수 있다. 전망대 위는 별로 넓지 않아서 몇 걸음 걸으면 한 바퀴를 다 돌게 된다. 하지만, 멈춰서는 곳마다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모두 다르고, 모든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계속해서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짝꿍이 내 옆에서 계속 사진을 찍고 감탄을 하다가, 어느 순간 사라져서 찾아보면 반대편에 가서 다른 모습을 바라보면서 감탄하고 있었다.
적상산 전망대에서 무주의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마음껏 감상하고 내려왔다. 30분 정도만 더 기다리면 해가 넘어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사정이 생겨서 빠르게 내려와야 했다. 그래도 해가 지기 전에 불그스름하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조금이나마 볼 수는 있었다.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은 마음에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발걸음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적상산 전망대를 내려갈 때에도 올라간 길을 따라 같은 길로 내려와야 한다. 이 말은 즉, 끊임없는 커브길을 계속 돌고돌아 내려와야 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집중하고 조심해서 운전해야 하는 곳이다. 한참을 커브를 돌아 내려오다 보면, 중간에 와인터널이 나온다. 짝꿍이 들어가 보고 싶어했는데, 시간이 다소 늦어서 이미 문을 닫은 이후였다. 우리는 다음 날을 기약하며 이곳을 지나쳤다.
무주 적상산 전망대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끝낸다. 사실 그렇게 긴 설명 필요없이 사진으로만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되는 장소이다. 그만큼 너무도 아름답고 황홀한 자연풍경을 볼 수 있는 장소라서, 무주를 여행한다면 꼭 빼놓지 않고 가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