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르면서 짝꿍의 배가 더욱 커졌고, 하늘이의 움직임은 점점 더 활발해졌다. 짝꿍의 배 위에 가만히 손을 얹고 하늘이의 움직임을 느끼는 것이 나의 습관이 되었다. 손을 댔는데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으면 아쉬움과 서운한 감정이 교차하다가도, 미약하든 강렬하든 배속에서 보내는 신호를 감지하면 황홀함과 행복한 감정으로 순식간에 변했다.
"이제 조금씩 무섭다. 많이 아프겠지?
그래도 그 끝에 하늘이를 실제로 본다고 생각하면 견딜 수 있어."
어느덧 짝꿍은 다니던 직장에서 출산휴가에 들어갔고, 하늘이를 배속에 품을 날이 며칠 남지 않게 되었다. 처음 병원 갔던 날, 의사 선생님이 언급한 예정일이 많이 가까워져 있었다. 병원에서 출산과 관련된 상담을 하면서 이런저런 주의사항과 안내사항을 전달받았다. 나와 짝꿍의 가족은 수시로 짝꿍의 상태를 물어봤고, 주위에서 출산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모르게 많이 듣게 되었다.
이 모든 상황이 지나면서 우리는 출산이 임박했음을 피부로 고스란히 느꼈다. 그리고 임신 37주가 지나면서부터는 하루하루가 긴장과 함께 지나갔다. 차를 타고 외식을 하러 가거나 마트로 장을 보러 가더라도 우리의 한 손에는 임신수첩과 짝꿍의 신분증이 항상 함께했고, 멀리 가지 못하고 언제나 집과 병원 근처를 맴돌았다.
과연 언제쯤 아픔이 찾아올까, 얼마나 아플까...하는 두려움, 걱정,
그리고 곧 하늘이를 만나게 된다는 기대감과 설렘,
이러한 다양한 감정이 나와 짝꿍을 지배하는 날들이 계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