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이 찾아오다.

"배가 조금 아픈데...? 진통이 오려는 건가?"

어느날, 짝꿍은 배가 뭉치면서 약간의 통증이 찾아옴을 경험했다. 이것이 진통인지, 아니면 잠시 찾아온 임신 막바지의 한 증상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아직 38주차였기에 조금은 마음을 놓고 있었고, 우리는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렇게 찾아온 가벼운 통증을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앞으로 다가올 시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말이다.

그리고 밤이 찾아와서 우리는 잠이 들었다. 불편한 상태의 배로 잠이 든 짝꿍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잠에서 깼다. 그리고 극심한 통증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그제서야 우리는 진통이 시작되었음을 깨달았다. 미리 공부한 대로 짝꿍은 열심히 진통 주기를 기록했고, 나는 그 옆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 채 그저 짝꿍의 상태만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 고통을 오롯이 홀로 견뎌야 한다는 안타까움이 나의 심신을 지배했고,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스스로에게 큰 답답함을 느꼈다.

"우리 병원 가볼까?"

짝꿍의 진통 주기가 병원에 갈 정도로 짧아지지는 않았지만, 워낙 통증을 심하게 호소하고 있었기에 나는 조심스레 병원에 가보자고 이야기했다. 갔다가 다시 돌아오더라도 병원에서 진통이 맞다는 이야기를 듣고, 출산의 과정이라는 확언을 들으면 조금이나마 안심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산부인과를 찾았고, 새벽 시간이었기에 응급실로 곧장 들어섰다.

짝꿍의 창백한 안색을 본 간호사는 서둘러 침대에 짝꿍을 눕혔고 이런저런 검사와 질문을 했다. 그리고 진통이 맞으며, 출산까지는 다소 시간이 남았기에 집으로 돌아갔다가 진통이 조금 더 자주 나타나면 다시 병원으로 오라고 이야기했다. 우리는 그 말을 듣고 싶었던 것이기에 다소 편안해진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짝꿍의 사투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