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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곰 Feb 26. 2021

서로의 사진을 찍어줬다.

관점의 차이에 대하여

동서양 사람들이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에 대해서 짝꿍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짝꿍이 아래 그림을 보여주면서 두 개를 묶어보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감정 표현을 넘어서 동서양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관점의 차이에 대해서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위 테스트는 동서양사람들의 사고방식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 일단 나는 원숭이와 바나나를 선택했고, 이는 전형적인 동양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나타낸다고 한다. 물론 사람의 따라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대체로 동양 사람들은 원숭이-바나나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는다고 한다. 


이는 동양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기인하는데, 바로 관계에 중심을 두는 사고방식이다. 동양사람들은 공동체를 중시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렇기 때문에 원숭이와 바나나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서양 사람들은 원숭이와 판다를 선택하는데, 이는 관계보다는 사실에 기인한 범주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나와 짝꿍이 서로의 사진을 찍어줄 때에도 잘 나타난다. 내가 짝꿍의 사진을 찍어주면 짝꿍은 본인이 안보인다고 불평할 때가 간혹 있다. 나는 사람과 배경의 관계와 조화를 생각해서 사진을 찍기 때문에 그 안에 있는 사람의 크기가 작아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짝꿍은 이 사진의 주인공은 배경이 아니라 본인이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나는 사람과 배경 간의 관계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사진을 찍었지만, 짝꿍은 배경과의 관계보다는 본인이 사진에 가장 잘 드러나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동서양 사람들의 셀카를 유심히 살펴보면 발견할 수가 있다. 동양 사람들은 본인의 얼굴과 배경이 모두 드러나게 사진을 찍는 반면, 서양 사람들은 본인의 얼굴 위주로 사진을 많이 찍는다. 


동서양의 이러한 차이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져서 어느정도는 사실이라고 받아들여지긴 하지만, 이를 과도하게 일반화해서는 안될 것이다. 동양과 서양의 차이라고는 하지만,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모두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저 간단한 테스트 하나를 통해 이렇게까지 이야기가 발전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했다. 그리고 살아온 방식이 한 개인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짝꿍은 라틴 문화를 온 몸에 체득하고 있다. 라틴 문화는 동양과 서양을 혼재해 놓은 모습을 보인다고 짝꿍은 말한다. 짝꿍은 원숭이-바나나를 선택했다. 그리고 다른 테스트에서는 서양의 관점에 기반을 두고 응답했다. 다시 말해서, 짝꿍은 동서양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짝꿍의 이러한 면이 좋다.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은, 본인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본인과 다른 것들을 배척하기보다 포용하는 모습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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