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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곰 Jun 24. 2021

찬란하게 빛나는 서울의 밤

낙산공원 야경

서울의 밤은 찬란하게 빛난다. 짝꿍과 나는 그렇게 빛나는 서울을 자주 보러 간다. 서울에 야경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장소가 여럿 있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 낙산공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서울 성곽을 따라 걸으면서 다양한 서울의 밤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낙산공원이다.  그럼 낙산공원에서의 우리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오늘은 낙산공원에 올라가 보자. 야경이 진짜 예뻐!"

"많이 올라가야 돼? 야경은 보고 싶은데, 올라가는건 싫은데..."

"아니야, 얼마 안 걸려. 한 10~15분 정도?"

"진짜? 그것보다 오래 걸리면 화낼거야!"


대학로는 나와 짝꿍이 꽤 좋아하는 장소이다. 지금까지 대학로를 정말 많이 갔었는데, 정작 그 뒤에 대학로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낙산공원을 올라가지는 않고 있었다. 야경이 정말 아름답다고 이야기를 많이 해줬는데, 동시에 꽤나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야 한다고 겁을 줘서인지 짝꿍은 낙산공원에 오르는 것을 매번 거부했다. 그러다가 대학로에서 저녁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낙산공원에 가자고 제안했고, 짝꿍은 그곳의 야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고 싶어서 마침내 올라가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혜화역 1번 출구에서부터 걷기 시작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낙산공원에 들어서는 계단이 나온다. 그 계단부터 시작이다. 계단을 다 오르고 공원 안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는 순간 눈 앞에 가파른 언덕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한 번 들어선 이상, 뒤로 물러날 수는 없기에 우리는 계속 올라갔다. 올라가는 중간중간 불빛이 환하게 비친 성곽길을 보면서 감탄하면서 올라가다 보면 첫번째 전망대에 금방 도착한다. 


이곳까지 올라오면 이제는 더더욱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첫번째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야경조차도 너무 멋지고 아름답기 때문에, 낙산공원 정상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짝꿍도 첫번째 전망대까지는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힘들다는 이야기와 함께 올라왔는데, 이곳부터는 눈빛과 호흡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낙산공원 정상까지 단숨에 올라가버렸다. 우리는 아름답고 찬란한 무언가를 봄으로써 말로 형연할 수 없는 에너지를 얻곤 한다. 짝꿍도 낙산공원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을 통해 힘을 얻었고, 더이상 힘들다는 이야기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낙산공원 정상에 올라서 서울의 빛나는 밤을 바라보았다. 그곳에서 바라본 모습은 너무도 아름답고, 눈부시게 빛나는 서울의 밤이었다. 올라오는 길 때문에 지금까지 오는 것을 꺼려하던 짝꿍도 낙산공원과의 첫만남에 반해버렸다. 낙산공원 정상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야경은 참 다양하다. 사람들로 왁자지껄한 대학로의 모습, 사람들이 조용하게 살아가는 아파트의 모습, 저 멀리 남산 꼭대기에 뽀족하게 솟아있는 남산서울타워의 모습 등으로 말이다. 


"이제 슬슬 내려갈까?"

"잠깐만. 조금만 더 머물자. 여기 너무 좋아."


짝꿍은 낙산공원에서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반해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서울 곳곳을 관찰했다. 나는 옆에서 짝꿍이 알만한 건물이나 장소를 하나씩 알려주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는 정말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짝꿍은 떠나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낙산공원은 언제나 그 자리에 변하지 않고 머물것임을 알기에 잠시 떠났다가 다음에 다시 오기로 했다. 



우리는 동대문 방향으로 내려왔다. 동대문 방향이 조금 길긴 하지만 우리가 올라왔던 대학로가 아닌, 새로운 장소로 가보기로 한 것이다. 성곽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예쁜 카페도 보이고, 군데군데 야경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동대문에 거의 다다르면 동대문 일대가 한 눈에 보이는 장소가 나온다. 그곳에는 흥인지문과 함께 동대문에 있는 여러 쇼핑타운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결국 우리는 꽤 늦은 시간에 집에 돌아왔다. 대학로부터 동대문까지, 많이 걷기도 했다. 하지만 아름다움이라는 동력이 있기에 힘든 것도 몰랐고, 피곤한 것도 몰랐다. 물론 집에 들어오자마자 둘 다 기절한 것처럼 잠에 빠져들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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