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랑곰 Jan 12. 2021

밤이 아름다운 길, 서울로7017

서울의 위를 걷다. 

서울의 밤거리는 아름답다. 어디를 가더라도 오색찬란한 불빛이 빛나고 있고, 이를 보고 있을 때면 환상의 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나와 짝꿍은 서울의 야경을 보러 종종 다니곤 하는데, 얼마 전 다녀온 장소를 오늘 이야기해볼까 한다. 서울 중심에서 자동차 위로 걸어다닐 수 있는 구름다리, 서울로7017의 밤모습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 산책 가자!"


집에서 저녁까지 먹은 어느 날, 나와 짝꿍은 밖으로 나왔다. 실내로는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야외에서 산책할 만한 장소를 찾아가곤 하는데 이 날 우리는 서울로7017로 향했다. 서울로7017는 회현역부터 서울역 뒤쪽(서부교차로)까지 연결하는 산책로로 원래는 고가도로였던 것을 지금의 모습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2017년에 시민들에게 개방되었고, 이후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산책코스이자 관광코스가 되었다. 


나와 짝꿍은 서울로7017에 이미 여러 번 다녀온 적이 있다. 낮, 밤 가리지 않고 가봤는데, 낮보다는 밤이 더 예쁘다고 짝꿍은 얘기한다. (대체로 짝꿍은 야경을 더 좋아한다.) 그도 그럴것이 밤에는 건물, 자동차에서 나오는 불빛과 서울로7017에 꾸며진 다양한 조명이 한데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동화 속의 길을 함께 걷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서울로는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서 조명과 장식을 꾸며놓은 듯 했는데, 언뜻 보기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잔뜩 머금고 있는 보물상자를 향해가는 길 같았다. 또는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일어날 것만 같은 동화의 한 장면으로 걸어들어가는 길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다양한 색깔이 빛을 내고 있는 서울로7017은 그만큼 화려했고 아름다웠다. 


우리는 동화 속의 길을 함께 걸었다. 그렇게 긴 거리가 아님에도 서울역까지 가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사진도 많이 찍었고, 이리저리 둘러보기에 바빴다. 그리고 서울로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역 앞의 거리와 반대편으로 보이는 불 켜진 숭례문의 모습은 또 하나의 볼거리였다. 사실 그 모습은 올 때마다 보는 것이긴 한데, 올 때마다 보더라도 볼 때마다 새롭고 아름답다. 



"오오, 미생 건물이다. 

드라마에서 항상 보던 건물인데, 이렇게 보니까 신기하네."


꽤 오래된 드라마이긴 하지만,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짝꿍이 얼마 전에 봤다. 이 드라마가 서울역 맞은편에 있는 서울스퀘어 빌딩에서 촬영되었는데, 이 건물 옥상에서 서울역을 내려다 보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짝꿍이 그것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갈색의 거대한 사각형 형태의 건물은 다소 투박해 보이지만 그 나름의 매력을 뽑내고 있었다. 그리고 건물 정면에는 빛으로 일러스트를 그려내고 있는데, 한동안 그 그림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기도 했다. 서울스퀘어 빌딩으로 알려진 건물을 짝꿍은 '미생' 건물이라고 부른다. 



그렇게 우리는 불빛이 가득한 서울로에서 약 1시간 정도의 산책을 마치고 차로 돌아왔다. 다소 추웠던 날씨였지만, 함께 걷다 보니까 추운 것도 어느 순간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서울로의 화려한 조명이 따뜻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덜 춥게 느꼈을 수도있다. 아름다운 야경의 일부분이 되어 서울의 밤으로 걸어들어가고 싶다면 밤의 서울로7017을 찾아가면 된다. 




이전 05화 산에 올라 서울을 보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