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7. 꾸준함이 주는 것

반 고흐, 미켈란 젤로가 주는 ‘작은 일’의 교훈

by 조용희

‘위대한 성과는 작은 일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

-빈센트 반 고흐-


부산의 반 고흐 빌리지 전이라는 전시회에서 봤던 글귀 중 아직도 뇌리에 박혀있는 말이다. 그림을 그려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위로와 감동적인 말이었다. 또 계속 그릴 큰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여러 상황상 매일 시간을 내서 드로잉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급적 시간을 내서 펜을 놓지 않으려 한다. 2015년부터 드로잉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그리는데, 그림체가 서서히 바뀌어져 갔다. 처음에 굵은 펜으로 윤곽을 잡은 뒤 채워나갔다면 최근에 그리는 그림은 윤곽 구분 없이 세밀하게 표현하려 한다. 글보다 그림을 직접 보는 것이 바로 와 닿을 것이다.


영국의 '옥스퍼드' (2015)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벨베데레 궁전' (2018)



포기하지 않고 그림을 계속 그려나가는 ‘작은 일’이 그림체가 세밀해지고 자세한 표현을 할 수 있게 된 ‘위대한 성과’가 되었다.


위대한 성과란 어떻게 보면 상대적이고 개인적 일지 모른다. 지속적으로 하게 되었다 만으로도 충분한 큰 성과라고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작은 일’도, ‘위대한 성과’도 아닌 ‘연속’이 아닐까 싶다. 한 번쯤은 ‘만 시간의 법칙’을 들어봤을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1만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만 시간이라는 것도 결국 ‘연속’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하루 2시간씩만 한다고 하더라도 13.7년이 꼬박 걸리고 4시간씩 한다면 6.85년이 걸린다. 주말에 쉬거나 중간에 집중하지 못하는 시간들을 포함한다면 시간은 결국 더 걸릴 것이다. 그만큼 꾸준히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본격적으로 브런치에 글을 올린 지 네 달째다. 2019년 11월 9일에 글 올린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매주 토요일에 글 하나씩 올리고 있다. 처음에는 2주에 한번 글쓰기를 생각했다가 글이 쌓이지 않을 생각에 욕심 부려서 주 1회로 바꾸었다. 아무도 시키지도 않았고 그 누가 알아주지도 않았다. 지금도 그렇다. 게다가 회사 일로 스트레스와 피곤함이 나를 따라다녔기에 굳이 주기적으로 글을 쓰지 않아도 되는 면책 사유가 있었다.

한 달 전이었다. 금요일에 퇴근하고 집에 가며 글 쓸 소재가 떠오르지도 않고 심신이 피곤하기 때문에 글 업로드를 미뤄야겠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진동이 울리고 브런치 알림이 떴다. 어느 한분이 구독과 동시에 댓글을 달아주었다. 에코백과 내 드로잉에 대한 칭찬과 그림을 좋아하는데 망설이고 있다는 것. 그 순간 나의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구나 라는 생각과 동시에 더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써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그리고 글에 날짜가 찍히는데 7이 차곡차곡 더해지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내가 쓰는 글의 구독자가 많지 않다. 그리고 글 깊이나 잘 쓴 정도에 대해서 물어온다면 크게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책임감을 갖고 다양한 생각, 여행, 드로잉에 대한 글을 진솔하게 써 내려가다 보면 정말 좋은 글을 써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확신이 든다.


주 1회에 글 올리는 ‘작은 일’이 지속되어 책을 낼 수 있을 만한 수준의 글 쓰는 ‘위대한 성과’를 만들어내고 싶다.


끝으로 내가 좋아하는 말을 공유하고자 한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작은 일이 완벽함을 만든다. 그리고 완벽함은 작은 일이 아니다’

-미켈란 젤로-

keyword
작가의 이전글#16. 오르세 미술관에서 드로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