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싶은 이유를 말하기에 앞서 내가 글을 썼던 경험에 대해 말하면 자연스레 글을 제대로 쓰고 싶은 마음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17년,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입사하고 일을 처음 배울 무렵 회사 사보가 격달로 출간되는 것을 알았다. 책자가 두껍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취미가 있는 회사 사람들을 홍보해주는 코너, 회사 내 각 팀을 소개해주는 코너, 각종 문화생활이나 요긴한 정보들을 알려주는 코너 등 흥미롭고 유익한 글들이 많았다. 그래서 새로 나올 때마다 한 부씩 챙겨 시간 날 때 보곤 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사보 안에 부록처럼 소소한 상품(마스크, 핫팩, 스티커 등)들도 있어서 더욱 좋아했던 게 아니었는지.
사보에 특별한 취미가 있는 사람을 소개해주는 코너에 관심이 크게 갔었는데, 나의 그림 그리는 취미를 소재로 사보에 출연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 그림이 사보에 실리면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으니 주위 반응이 어떨지 궁금함이 컸다. 또 다른 누군가가 나의 그림을 봐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때 당시, 사보 담당하시는 대리님에게 나의 관심을 전달해야 했었는데, 다행히 같은 그룹 내 타 팀 대리님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대리님께 다가가 그림을 그리는 취미가 있고 그림과 관련된 글을 사보에 담고 싶어 하는 마음을 전달해주시기를 요청했다.
며칠 뒤, 연락이 와서 만나 간단하게 대화를 나누며 그림을 보여드렸다. 다행히 흥미롭게 보시고 마음에 들어 해주셨다. 취미가 있는 코너에 일회성으로 등장하기보다 새로운 코너를 짜서 연재하면 어떠냐고 하시는 제의에 흔쾌히 한다고 대답했고 그림과 글을 연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이후 회사 내에 ‘사보 기자’라는 또 다른 직책이 생겼다.
새 코너를 진행하기에 앞서 어떤 주제의 글과 그림을 연재하면 좋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자기소개서 말고는 글을 쓴 적이 없었고, 회사 지원 자기소개서마저도 그리 잘 쓴 글들이 없었기에 내가 잘 쓸 수 있을까 의구심만 들었다. 다행히도 ‘글’의 경우 사보 외주 업체 관계자분께서 읽기 매끄럽게 수정해주신다고 하셨기에 부담이 덜했다.
처음 17년 3~4월 호엔 회사를 소개하는 그림과 글을 썼고, 이후에는 ‘Healing & Feeling‘이라는 코너로 대학시절 방문했던 유럽 여행지 풍경 그림과 나라 소개, 겪었던 에피소드를 썼다.
회사 내부 사정으로 18년 1~2월 호까지 총 여섯 편의 사보에 연재를 했는데 지나와서 보니 1년 동안 연재했던 ‘글’에 온전히, 성실히 마음을 쏟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간절히 글을 쓰고 싶어 했다는 말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책임감을 갖고 임하지 못한 것에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
핑계일 뿐이지만 그 당시 일하는 것에 어려움을 많이 느꼈을 때였다. 회사 다니는 것도 처음, 일하는 것도 처음, 업무 특성상 바쁜 것도 한몫했다. 일에 어려움을 느낄 당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두 달에 한 번 A4 용지 11point 기준 2 page도 안되는 분량이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 당시 나에게는 엄청난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쓰고자 했던 글에 ‘진심’을 담지 못했던 것이 후회로 남았고 이를 만회하고 싶다. 이젠 제대로 솔직한 마음을 담아 글을 써보고자 한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전부터 내 생각에 대한 글을 쓴 것이 있지만 독자의 입장을 고려했을 때 나의 목적이 분명하지 못해서 선뜻 시작할 수 없었다. ‘어떠한 독자’가 읽었으면 좋을지 고민을 수없이 했지만 뚜렷한 답이 아직까지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하지만 생각만 할 수 없으므로 나의 생각, 경험들을 풀어쓰다 보면 분명해지리라 믿는다. 꾸준히 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