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초, 긴 휴가를 맞이하여 오스트리아로 여행 갔을 때였다. 총 8일간의 체코 프라하, 오스트리아 비엔나 여행을 했고 중간 2박 3일 동안 비엔나에 머물렀다. 여행 계획을 짤 당시 근교 할슈타트에도 당일 치기로 다녀오자고 마음먹었다. 가이드북뿐만 아니라 인터넷에도 검색하면 할슈타트는 꼭 가봐야 할 곳이라고 알려줬기에 직접 경험해보고 싶음이 컸다.
새벽부터 일어나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기차를 약 4 시간 타고 할슈타트 역으로 향했고 도착한 뒤, 작은 보트를 약 5분간 타고 마을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곳의 아침 공기는 차가웠고 시원했고 이와 더불어 맑은 느낌까지 들었다. '청정구역'이라는 말이 당연하게 떠오를 정도였으니 아무도 모르는 자연에 나만 녹아든 느낌이었다.
이른 시간부터 분주히 움직여서 온터였기에 식사부터 해결하려 했으나, 우선 마을이 어떻게 이뤄졌을까 하고 둘러보며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 찍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그리고 싶은 풍경을 담았다.
이제는 더 이상 배고픔을 참기 힘들어 식당을 둘러보다 어느 한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전날 육류를 먹었기에 이번만큼은 호수에 왔으니 생선을 먹기로 하여 흰 살 생선(White fish)과 스파클링 와인을 시켰다. 실제 White fish는 여기 할슈타트에서 잡힌 것으로 요리해주는 거라 하여 궁금함이 배가 되었다.
할슈타트의 어느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할슈타트의 호수에 살아서 그런지 노릇하게 잘 구워진 흰 살 생선은 정말 부드러웠고 촉촉했다. 게다가 생선과 곁들여진 양념이 된 감자는 탄수화물 역할을 넘어서 음식 전체의 균형, 중심을 잘 잡아줬다. 그리고 시원 달콤하고 톡 쏘는 스파클링 와인까지 곁들이니 이보다 더 큰 행복은 없다 싶었다. 음식 맛을 더 잘 표현할 방도가 없어 사진으로나마 공감이 되었으면 한다.
배를 따뜻하게 채우고 다시 마을을 찬찬히 둘러봤다. 작은 마을이지만 조목조목 모든 것이 아름답고 자연과 어우러진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고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카페에서 드로잉하고 내 기념 방식으로 그림과 풍경을 담고자 했다.
아쉽게도 카페가 작거나, 어둡거나, 안 열었거나 해서 마땅히 갈만한 곳을 찾지 못했다. 더욱이 펜 드로잉뿐만 아니라 색연필로 색칠도 하려고 했기에 더욱이 실내에서 그려야 했다. 상황이 웃기지만 아까 식사를 해결했던 레스토랑에 다시 가서 커피를 시켰다. 음식을 먹는 공간과 차를 마시러 오는 공간이 달랐고 차를 마시는 공간으로 안내해줬다.
여느 때와 같이 커피를 마시며 사진으로 담은 할슈타트의 풍경을 그려나갔다.
지나가던 종업원이 그림을 보더니 아주 신기해하며 말을 걸어왔다. 그림 그리는 것을 업으로 하는지, 여기에는 무슨 일로 왔는지 물었고 나는 여행으로 할슈타트에 왔고 오스트리아에 2박 3일 머무는 중이라 했다. 그러면서 그림은 취미로 좋아해서 그리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내가 그렸던 그림을 궁금해했고 전날 벨베데레 궁전에서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를 직접 보며 그린 그림을 보여줬다.
"Amazing!" 그의 한마디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그러면서 본인도 클림트 작품을 좋아한다고 하며 내가 그렸던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도 되냐고 묻길래 흔쾌히 그러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가 나에게 전했던"당신과 같은 사람이 손님으로 와서 아주 행복하다" 그 한마디는 아직도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