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매주 글을 쓰고 올린 지 1년이 지났다. 1년이라는 시간은 참 긴데 지금 와서 보면 이렇게 빨리 갔나 싶다. 2019년 11월 9일 토요일, 처음으로 글을 올리기 시작했던 때가 생생한데 지금껏 나름대로 토요일마다 글을 올린 것에 수고 많았다고 토닥여주고 싶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브런치팀의 작가 신청 합격 소식은 입사 합격 통보만큼이나 기뻤다. 스스로 원했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감동이었다.
운 좋게 한 번에 브런치 작가 신청에 합격했지만 돌이켜 보면 글 자체만으로 합격했다기보다 '드로잉'이라는 콘텐츠가 함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글의 아쉬운 부분을 그림으로 보완하지 않았을까. 겸손한 것도 나 스스로를 낮게 보는 것도 아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스스로 평가했을 때 그렇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도 글을 쓰면서도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에 대해 끝없이 고민해왔다. 지금도 물론이다. 그 당시 고민만 하는 것은 의미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결국 시간만 흐를 것을 알기에 '매주 글을 써보자'라고 다짐하고 실천했다. 공부를 해야지 하면서 침대에 누워 생각하기보다 책상에 일단 앉는 것이 먼저 듯, 글을 써보겠다고 했으니 노트북이든 공책이든 펴놓고 일단 글을 어떻게든 쓰려했다.
글을 매주 쓴다는 것이 과욕이 었을까.
매주 토요일에 글을 올리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수요일부터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고 금요일이 되면 초조해졌다. 보통 토요일 오후에는 약속이 있었으므로 모두 해내기 위해서는 최대한 전에 마무리해야 했다. 금요일에 퇴근할 때면 가면서 뭘 써야 할지 고민을 계속했다. 글의 대부분 연관 키워드는 드로잉이었기 때문에 노트북을 펴놓고 폰 사진첩을 둘러봤다.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 그때의 추억이 어땠는지 돌이켜보다 이거다 싶으면 그대로 쓰고.
초반에는 일관성 있는 방향으로 써갔지만 이후로 갈수록 글의 주제가 약간 흐려지기 시작했다. '드로잉'과 '여행'을 주로 다뤘지만 어느 정도 쓰고 난 이후에는 힘들 것이라 생각하여 평소에 있었던 일이나 생각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쓰는 것 까지 글쓰기 범주에 포함시켰다. 그래도 최대한 드로잉이라는 요소는 포함될 수 있도록 했다.
주변 지인들에게 글 피드백을 편하게 얘기해달라고 요청했고 귀 기울여 들어봤다. 지인이라 냉철하게 얘기하진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내가 생각했던 부분과생각이 같았다. '통일화된 주제가 없다'는 것. 글 올리기 시작부터 알고 있던 부분이었지만 큰 주제를 하나 두고 이어가기에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까지 '브런치 매거진'을 시작하지 못했다.
머지않아 11월 중순에 긴 휴가를 이용해서 약 10일가량 제주도에 머물 예정이다. 그때에는 하염없이 쉬고 생각하고 글도 이리저리 써보고 그림도 그리고 싶은 것 마음껏 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방향을 다시 정비할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그리고 혹시나 가능하다면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있었던 일들과 추억을 갖고 브런치 매거진을 쓸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글을 올린 지 반년이 채 되지 않았을 때, 글 쓰는 걸 잠시 쉴까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다. 그때 어떤 독자분께서 글과 그림에 대한 좋은 말씀을 댓글로 달아주셨는데 이것이 지금까지 글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글의 실력을 논할 때는 아직 아니지만 포기하지 않고 써나간다면 조금씩 더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