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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용희 Mar 27. 2021

내가 좋아하는 해외여행법

여행하면서 그림으로 채우기

 누구나 저마다 추구하는 여행 방법이 있다.


 해외여행을 떠나면 기본적으로 유명한 곳을 둘러보는 것이 큰 줄기인데, 영국의 런던을 방문한다고 가정해보자. 타워브리지, 빅벤, 런던아이, 버킹엄 궁전, 내셔널 갤러리, 대영박물관 등이 떠오른다. 물론 지금 내 머릿속에서 나오는 대로 나열했기에 더 인기 있는 곳들도 충분히 많을 것이다. 아니면 더 유명해진 명소가 생겼으려나. 나의 과거 추억으로 만들어져 있는 명소들은 저곳들인데, 시간이 지난 지금은 어떠한 '핫 플레이스'가 추가되었는지 모르겠다.


 자유여행이든, 패키지여행이든 결국 랜드마크들을 둘러본다는 것에는 공통점이 있다. 패키지여행은 숙박에서부터 명소들까지 모두 미리 여행사에서 예약해준다. 몸만 가면 된다. 얼마나 편하고 좋은가. 심지어 금액도 생각보다 합리적이다. 물론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것을 볼 수 있지만 하나를 보더라도 깊게 볼 수는 없는 것에 안타까움이 있다. 패키지여행을 가본 친구한테 듣기로는 명소들을 찍고 옮기고 찍고 옮기고만 해서 주변을 크게 둘러볼 여력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단다. 그리고 돌아오고 시간이 지나서 회상해보면 약간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학교 다니면서 시험에 딱 나올 것들만 줄줄이 외우고 문제만 풀어본 뒤에 치는 것이 패키지여행이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이 원하는 공부를 한 뒤에 시험을 치르는 것은 자유여행으로, 꽤나 적절한 비유다. 서술형 문제에는 자유여행이 유리하고, 5지선다형 문제에는 패키지여행이 더 적합한 느낌이다.


 상대적으로 인터넷 사용에 어려움이 없는 젊은 층은 자유여행을, 시간적인 여유가 없고 일일이 알아보고 예약하는 데에 서툰 어른 층은 패키지여행을 선호한다. 다 각자에게 맞는 여행법은 있기 마련이다.


 



나는 아직까지 자유여행이 더 좋다.


 얽매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스스로 결정하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둘러보는 것이 좋다. 적어도 여행에서는 더욱 그러한 편이다. 시간표 맞춘 대로 여행하는 것은 나랑 맞지 않을뿐더러 스케줄대로 해내는 분들의 대단함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아예 무방비로 가는 것은 아니나, 하루에 갈 곳을 몇 군데만 정해놓고 유기적으로 시간을 쓰는 편이다. 살짝 번외 얘기지만, 영국에서 보고 싶은 곳이 있을 때 따로 예약하지 않아도 그날 가서 볼 수 있었다. 그 경험 때문에 다른 나라 여행을  가면 굳이 미리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될 거라 생각했다. 예약은 오직 비행기와 숙박 그 둘 뿐이었다. 나의 단편적이고도 미숙한 경험 때문에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을 보러 갔다가 줄이 길어서 차마 기다릴 수 없어 입장하지 못했다. 주변에서 사진은 많이 찍은 것에 심심치 않은 위로를 해본다. 이후에 피렌체의 두오모 대성당을 갈 때에도 당연히 표를 예약하지 않았었는데 콜로세움의 여파로 전날 호텔 숙소에서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프린트해서 갈 수 있었다. 두오모 대성당에 입장하면서 예약은 했지만 프린트를 하지 않아 오랫동안 검표원과 한참을 논쟁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만큼 준비도 확실히 철저해야 함을 다시금 느꼈다.



 여행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목적이 있고 저마다 주제 혹은 콘셉트가 정해져 있다. 명소는 앞서 말했듯이 기본이 된다. 음식으로 생각한다면 밥이 명소이고, 밥을 맛있게 느낄 수 있게 반찬들이 명소 외에 여행하면서 즐기는 것이다. 말 그대로 여행지에서 유명한 맛집을 둘러보는 것, 유명한 카페들을 찾아가 커피도 맛보고 시간을 보내는 것, 영국 프리미어리그 직관하는 것, 마그넷이나 열쇠고리처럼 여행지마다 기념품을 사서 모으는 것 등 큰 줄기외에 뻗어나가는 가지들이 이들이다.


 돌이켜 보면, 나는 다 좋지만 하루에 한 곳 정도 둘러보는 명소들이나 잊지 못할 장면들이 있으면 그리면서 남겨두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여행을 하면서 그 장소에서 직접 보며 그릴 때도 기억에 남고, 시간이 오래 걸려 사진으로 우선 담고 카페에서 쉴 때나 숙소에서 자기 전에 틈틈이 그리는 것. 어떠한 방법이든 그 순간 여행을 하면서 온전히 드로잉일 할 때 추억으로 남겨지고 훗날 다시 보면 그 날이 떠오른다.


 빨리 해외로 여행 떠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영국 윈저성 (20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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