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한다는 것은 어떠한 느낌일까. 그보다 먼저 '억지로'에 대한 어휘 뜻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사전에는 '이치나 조건에 맞지 아니하게 강제로'라는 뜻의 부사를 말한다. 단어 자체로만 봤을 때는 많이 부정적일 것이라 느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 나름(?) 나쁘지 않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하기 싫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어떠한 일을 하기에 있어서 여의치 않은 내 외부적 상황이 있을 수는 있지만 결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아 하기 싫은 것은 아니다는 점이다.
강제의 필요성에 대해서 논해보고 싶은데 나의 예로 '글 쓰는 것'이 있다. 예전부터 글을 써봐야 하지 하는 들뜬 꿈만 갖고 머릿속에서 막연한 구상만 하다 이렇게 가다간 짧은 노트 한 권 분량도 못 쓰겠구나 싶었다. 그렇게 일단 쓰는 것 부터하자고 다짐하고 실천한다. 어느 정도 글을 써보고 난 뒤에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하고 운 좋게 합격하여 여태껏 쓰고 있다. 이때 내 경험상으로 규칙을 정해야 했는데 바로 '일주일에 한편씩 글 올리기'이다. 왜냐하면 글을 조금씩 써 볼 때도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감이 없고 분량 제한이 없다 보니 느긋한 마음이 들었기에 집중력도 흐트러졌다. 이를 해결할 방법이 바로 매주 글쓰기였다. 조금 더 명확하게 표현하자면 쓴 글 한편을 매주 토요일에 올리는 것. 그렇게 2019년 11월부터 지금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글을 올리는 중이다.
글쓰기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떻게든 일주일에 한편씩 글올리는것을 스스로 약속하는 방법이다. 토요일마다 올리기 때문에 금요일 퇴근하고 쓰고 토요일에 약속을 가기 전에 글을 써나간다. 금요일에 약속이 있다면 그전까지는 어떻게든 마무리를 미리 해 두고 토요일에 보완한 뒤 올린다. 확실히 유동적이다. 글을 쓰는 금요일인 지금도 오랜만에 늦게 퇴근하고 시원한 물을 마시며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아서 사뭇 진지하게 글을 써 내려가고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글 올리기'는 지금도 항상 부담이지만 해내고 나면 뿌듯하다. 개인적으로 주중의 5일을 마무리 잘했다는 대견함과 주말을 다른 걱정 없이 쉬고 놀 수 있다는 격려가 교차함에 따라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늘 좋은 것은 아니다. 사실 매주 불안한 느낌도 든다. 바로 한 편의 글을 매주 지속해서 쓸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다. 일정 시간을 할애할 자신은 있지만 매번 만들어내는 것은 또 다르다. 그렇게 '억지로' 써오고 있다. 그런데 이는 결코 내가 싫고 도저히 안될 거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작심삼일은 마음먹은 일이 3일을 못 간다는 말이다. 작심은 보통 더 나은 나를 위해, 건강을 위해,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다. 금연, 하루 책 30분 이상 책 읽기, 영어 공부하기, 주 3회 이상 30분 이상 뛰기 등 결국 하게 되면 적어도 나빠질 건 없다. 실이 될 건 없고 결국 득이 된다. 지켜내는 것은 힘들 수 있지만 절대 할 수 없는 것이라든지 건강이 악화되는 것과는 다르다.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희생이 필요하다. 자신의 꿈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라면 중간중간 힘들 때가 오더라도 스스로 동기 부여해서 강제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금 글쓰기가 나에겐 그렇다. 물론 지금까지는 매주 토요일마다 글을 올렸지만, 앞으로도 쭉 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을 낼 순 없다. 당장 다음 주 토요일에 글을 못 올릴 수 있다. 그래도 괜찮다. 일단 하는데 까지는 해봐야지. 글 쓰는 실력과 어떠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에 지속적으로 늘었는지도 마냥 그렇다고는 할 순 없다. 적어도 쉬지 않고 써가면서 한편을 완성하다 보면 선명해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