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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용희 May 29. 2021

직장인들은 행복할 수 있을까?

직장인들의 행복 현주소

'당신은 어떨 때에 행복한가요?'


 라고 질문을 받았다고 생각해보자. 보통 대답은 현재 자신이 결핍되어있다고 생각하거나 부족한 것을 채울 수 있는 것으로 말할 것이다. 배가 많이 고플 경우에는 햄버거나 피자, 치킨 등의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낄 것이고, 잠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걱정 없이 충분히 잘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이 주어지면 행복 지수가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단편적이어서 '생존'과 연결된 행복의 필요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나도 하루는 이른 퇴근 하고 맥도널드에 가서 더블 쿼터 파운드 치즈버거 세트를 시켜먹었는데 잠시나마 행복했다. 평소에 쉽게 먹지는 못하기 때문에 더 값지게 느껴졌다. 나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중에 하나다. 물론 행복을 느끼는 감정은 상대적이므로 절대적인 수치로 나타낼 수 없다.


 우선 로또 1등이 당첨된다거나 건물이 자신의 명의로 되어있다는 등 당장 비현실적인 것에 대해서는 논외로 한다.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당장의 행복을 찾는 것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내가 건물주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직장에 출근하는 직장인들에게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요 라고 묻는다면 곰곰이 생각에 잠길 것임에 틀림없다.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출근하지 않을 때'라고 생각할 것이고 더 나아가 회사 일 생각이 아예 끊는 조건이 얹어지면 완벽하다.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하고 즉, 일을 해야 하다 보니 출근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렇기에 나오는 대안이 바로 '휴가'다. 적어도 휴가에는 그 누구도 그의 휴식을 막을 수 없다. 물론 휴가를 쓰고도 출근하는 경우도 아예 없다고는 볼 수 없지만(실제로 들은 적이 있다).. 대개 휴가 때 쉰다. 주말 같은 휴일도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명목상 일하는 날은 아니니 휴가라 칭해도 될 듯하다.


 이 논리로 가다 보면 직장인은 마냥 휴가 혹은 휴일에만 행복한 것인가에 직면하게 된다.


 답은 당연히 아니고 아니어야만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해 공휴일은 64일이고, 주 5일제를 감안(토요일 포함)하면 총 휴일 수는 113일이다. 1년 365일을 계산해서 연간 총 휴일 수의 비율은 약 31%가 되고 여기서 평일에 휴가 쓰는 날을 15일이라고 계산했을 때, 1년 전체로 쉬는 날의 비율은 35%가 된다.


 '직장인 연평균 휴가 수'를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사람인'에서 1697명 직장인 대상으로 조사 및 설문한 바에 따르면 50% 정도는 부여된 연차를 모두 사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 이유 중 1등은 인력이 부족한 나머지 업무가 많다는 것이고 2등은 상사 눈치가 보여서. 그 뒤로 연차 사용이 자유롭지 못한 분위기도 이유로 꼽혀있다. 안타까운 현실인데 또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분명히 개선이 되어야 하지만 그렇게 나아가는 직장이 있는가 하면 '라테'의 시전으로 고착화되어있는 직장도 있다.


 평일 휴가 15일을 포함해서 2021년 기준 휴일수의 비율은 (113+15)/365 *100 => 35.1%라고 앞서 얘기했다. 생각보다 비율이 높다고 생각되어 일주일 기준 토요일, 일요일 총 2일을 계산해보니 2/7* 100 => 28.6% 로 대략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어쨌거나 후하게 쳤을 경우, 1년에 약 35% 정도 회사에 나가지 않고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각 직장마다 휴가를 쓸 수 있는 것도 다르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경우가 있으니 더 적을 비율이 높다고 판단된다.


 결국 '쉬는 날'을 국한해서 행복을 찾으면 힘들 거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일을 하지 않고 쉬는 날이 모두 행복할 거라는 보장도 없거니와 그 외에 개인적인 일들을 고려해보면 쉽게 행복감을 얻기는 힘들어 보인다. 가장 좋은 것은 '일'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지만 해당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게다가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했을 때 쭉 좋아할 수 있을까에도 의문이 생긴다. 취미로 할 때와 업으로 할 때는 분명 냉정하게 온도차가 크다. 쉽지 않다.


 쉬는 날이 아닌 일하는 날에도 중간중간 행복을 찾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식사 시간에 밖에 나가서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 좋아하는 사람들과 퇴근 후에 카페에서 얘기한다는 것,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소소하게 친구들과 한잔을 기울이는 것, 출퇴근 시간에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 퇴근하고 카페에 가서 음악 들으며 그림을 그리는 것, 퇴근하고 운동하러 가는 것, 틈틈이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것, 자기 전에 유튜브로 보는 것, 드라마, 영화 혹은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것, 친구와 오랜만에 통화 연락하며 얘기하는 것 등 소소하게 행복을 구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가 어떨 때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답을 내는 것이다.


기차안에서 드로잉 (2017)




 하루는 지인의 프로필을 봤는데 이러한 글귀가 있었다.


'주말이 짧게 느껴지는 이유'

평일 = 월, 화, 수, 목,

주말 = 토, 일

==> 실제로 짧음


 정말 웃기고도 슬픈 사실에 피식했다. 실제로 주말이 짧기 때문에 평일에도 행복을 찾아서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소확행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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