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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용희 Jun 19. 2021

버스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

버스의 소중함

 휴가를 사용한 어느 금요일, 부산에 약속이 있어서 한 시간 정도 버스를 타게 되었다. 최근에 버스 탈 일이 없었는데 버스 타니 소소한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 가득했다. 버스와 친한 사이도 아닌데 친구처럼 반가움이 앞섰다. 버스 창가를 바라보며 건물이 높게 들어선 모습, 바뀐 음식점 등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던 정보들이 다시금 최신화되었다. 나이를 많이 먹은 것도 아니지만 괜스레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라고 속으로 생각한 것이 어색하지 않다.


 버스의 좋은 자리는 뒤에 있는 자리 중에서도 혼자 앉는 곳이다. 손 닿으면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장점도 덤이다. 'STOP'이라고 적혀있는 버저 전체가 원형이고 크게 바뀐 버튼이 순간 신기했다. 내가 예전에 탈 때는 네모난 작은 버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하튼 달라진 모습도 반가웠다.






 나에게 버스는 어렸을 때 등하교를 든든하게 책임져 주었던 존재였고, 조금 커서는 여행에 두 발이 되어준 조력자가 되어주었다. 물론 약속이 있거나 다른 일이 있을 때에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등하교, 여행을 제외한 부분에서도 큰 몫을 차지한다. 예전에도 지금도 버스는 참 고마운 존재다.


 해외로 여행을 떠나면 비행기를 타고 간 뒤에 지역 내에서 이동할 경우 주로 기차나 버스를 이용했다. 한국에서도 친근한 존재라서 해외라고 크게 다를 것은 없다고 생각해 어렵게 대하지 않았다. 영국 여행을 떠나기 전, 영국 하면 연관 검색어처럼 붙어있던 것이 '2층 버스', '빨간 우체통', '택시'였는데, 그중에서도 2층 버스는 유명해서 안탈 수 없었다. 버스에 탑승하고 위로 올라가 맨 앞자리에 앉으면 버스가 아닌 놀이기구로 변한다. 특히 좌회전이나 우회전 등 핸들을 크게 꺾을 때면 앞에 보이는 건물이나 구조물들과 부딪힐 것만 같은 아찔함을 선사해준다. 몇 번이나 아찔한 적이 있었고 그때마다 발가락 끝이 한껏 힘을 줘서 웅크리곤 했다.


 하루빨리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 버스 타고 여행지를 둘러보며 다니고 싶다. 백팩을 메고 버스에 탑승한 뒤 창가 자리에 앉아 멍하니 바깥을 바라보면서 유럽의 느낌을 채운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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