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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혼 Jul 15. 2019

교실 이야기

자스민과 황희

 2019년 알라딘을 감상하였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자스민 공주. 백마 탄 왕자와 신데렐라의 전형적인 공식에서 벗어나 진취적이며 자주적인 공주의 성격이 아주 두드러지게 표현되었고 영화 스토리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알라딘에서도 찾을 수 있듯 요즘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가 성에 관련된 것이다. 페미니즘, 페미니스트, 미투 운동 등 다양한 논쟁거리가 끊임없이 발생되고 있다. 인류는 전 세계적으로 성 관련 문제를 해소하고자 노력 중이다. 교실에서도 예전보다 훨씬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성교육이며 선생 세대보다 요즘 아이들의 성의식도 비교적 높아졌다.  또한 성교육을 할 때 예전처럼 강의식 수업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자료를 가지고 수업을 구성하며 교과서에 얽매이지 않고 아이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수업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바른 길을 찾아가려는 사회적 이슈와 수업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맞물려 기묘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페미니스트 교사라고 자칭하는 선생이 나타나거나 성 평등을 가르치겠다고 치마를 입는 남교사가 나타나는 등, 선을 넘는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교과 지식보다 가치관, 신념에 대한 공부가 중요하고 다양한 주제와 실생활을 활용한 수업이 각광받고 있지만 가끔씩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평가를 내리자는 것이 아니다. 교실이 언론 및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는 원인에 대해 한 번쯤 짚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교실에서 선생의 역할은 무엇일까. 교육과정에 명시된 것처럼 모든 국민이 자기 자신을 돌보고 민주시민으로서 국가 발전, 나아가 인류의 이상 실현에 이바지할 수 있게 하는 데 있다. 이러한 포괄적인 교육의 목적 아래 어떤 사회적 문제를 다룬다 해도 학생들의 발전에 도움이 되게 한다면 문제 삼을 이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논란거리를 만드는 교사의 태도와 신념이다. 그들은 잘못된 신념과 태도를 지닌 채 교실에 서 있다. 성에 대한 것이 아닌 ‘교육’에 대한 잘못됨이다.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이라면 꼭 지켜야 할 중요한 것을 무시하고 있다. 바로 아이들의 특성이다. 순진무구한 아이들은 세상의 모든 것을 마구 빨아들인다. 그런 학생들에게 편향된 교육을 한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따라서 교실에서는, 어떤 것을 가르칠 때,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이루어져 있지 않다면 교사가 자신의 신념과 의견을 학생들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특정한 신념을 가지는 것도 특정한 집단에 동의하는 것도 좋지만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찬반 논란이 뜨거운 사회적 문제를 수업에 활용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교사의 역할을 명심하고 지키라는 것이다. 교사의 역할은 한쪽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에서 문제를 다루고,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 존재하며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데 있다.


“네 말이 옳다.”


 모든 이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중용을 지키던 황희 정승의 일화는 비정상적인 교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사들은 교실에 들어서기 전, 학생들의 신념, 생각이 제대로 싹트기도 전에 섣불리 독단적인 결정으로 어린싹들을 짓밟은 적은 없었는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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