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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영 Apr 03. 2021

4분 10초의 선물

현실에 이상을 양보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노래 추천



우리의 일은 이상과 현실이란 선택을 반복한다. 그리고 나는 그 선택에서 자의든 타의든 현실을 택했다. 처음엔 내 꿈을 파는 것 같아 아팠다. 하지만 반복되는 현실에 내 이상은 점점 무뎌지기 시작했다.


일이라는 게 원래 그래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은 꿈을 버리는 과정이야
넌 왜 아직 어린 생각만 하니?


 우리가 어릴 적 꿈꾸며 만든 이상은 현실에서 거치적거리는 존재로 남게 된다. 나는 계속해서 현실을 선택했고 이상은 반복되는 일에 그마저도 자리를 양보했다.      

솔직히 편했다. 현실적인 선택은 나를 게으르게 만들었고 꿈을 잊게 했다. 하고 싶은 말 보단 하면 좋을 말을 했고 하고 싶은 일보단 하면 좋은 일을 선택했다. 하지만 정작 그 일에 나는 없었다.       

서러웠다. 내 뜨거웠던 열정이 식어버려 보잘것없는 내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꿈 많던 그 시절의 나를 찾고 싶었다.


노래 ‘세상의 문 앞에서’는 그 뜨거움이 담겨있다. 27년 전 꿈 많던 어른들이 들려주는 응원의 편지 같다. 그 누구보다 이상적인 삶을 살았던 故신해철과 김동률의 목소리가 가사의 진정성을 더한다.


“난 꿈꾸며 살 거야 세상의 문 앞에서 쓰러지진 않아 눈감는 날에 내 노래 들으면서 후횐 없을 거야 내가 택한 길은 영원한걸”  -노래 '세상의 문 앞에서' 가사 일부-


우리는 일이 주는 의미를 종종 잊는다. 두려움 없었던 그때를 선망하면서도 “참 철이 없었지 ”라며 위로한다. 우린 이미 안다. 결국 일은 구체적 사실이라는 것을. 우리는 또다시 현실과 이상의 중간 지점에서 힘들어하겠지만 사실 일은 현실과 이상의 모순적인 관계가 통합하며 진보한다. 결국 현실도 이상이 있어야 존재한다는 말이다. 일에 치여 꿈을 잃은 어른들에게 4분 10초의 뜨거움을 선물한다. 혹시 모르지 않나? 내일의 선택이 조금 더 뜨거운 선택이 될지도. 내 일이 더 뜨거워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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