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하려는 Engineer에게 필요한 것-1편-

5년 차 엔지니어의 소고

by 반도체하는러너

얼마 전 한국나노기술원의 Nano School을 방문해서 4년제 이공계 졸업자/졸업예정자 40명을 대상으로 반도체 쪽 취업 관련해서 멘토링을 하고 왔다. 나 또한 여름방학에 한국나노기술원에서 여름 2개월의 교육과정을 수료했던 사람으로서 나와 동일한 처지에 놓여있는 후배분들에게 취업이나 진로 관련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매년 흔쾌히 방문해서 강연을 하고 있다. 어느덧 4년 차를 맞이한 멘토링인데 해가 갈수록 나노기술원의 교육 인원들도 늘고 있다. 이렇게 우수한 교육을 듣는 훌륭한 인재는 많은데, 기업들의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취업 문턱이 점점 높아지다 보니 문득 멘토링을 하는 게 의미가 있나 싶었다. 내가 이런 고민을 토로하니 취업문이 좁아질수록 이런 멘토링이 더 소중하다면서 기술원의 실장님은 매번 나를 독려해 주셨다.

이제는 학교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로 커진 기술원의 교육 인프라.

예전에는 멘토링을 가면 반도체 산업 생태계와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개요를 몇십 분간 설명해 주었었는데, 이게 실질적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실질적인 취업 팁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해서 올해는 아주 짧게 설명하고 넘어갔었다. 내가 2020년도에 취업했을 때와 다르게 5년 뒤인 2025년은 트렌드가 또 다르다고 느꼈다. 라떼충 소리를 안 듣기 위해 요새 취준에 대해 면밀하게 파악을 했고 아래와 같은 변화를 느꼈다 :


첫째, 지금 취업시장에 출사표를 내미는 학부생들의 학점은 코로나 시절을 겪으면서 대규모 학점 인플레이션이 존재한다. 내가 현장에서 물어보니 총 평점 평균이 3.9~4.0이 기본적으로 다 넘는 친구들이었다. 물론 내가 학교 다닐 때도 학점에 미쳐있긴 했지만 이제는 그냥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는 느낌이다. 예전엔 4점이 넘으면 열심히 했네라는 소리라도 했지만 요새는 그렇지 않은 분위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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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Generative AI 모델들로 단순히 프롬프트에서 내가 원하는 답을 빨리 얻는 수준이 아니라, 대학 교육의 패턴이 바뀌었다. 거의 모든 강의에서 리포트 과제는 없어졌고, 필요하면 현장에서 자필로 글쓰기 시험만 치르고 있다고 한다. 강의의 ppt나 녹음본을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변환 및 요약을 해주고 있으며, 공업수학/물리/화학 문제를 넘어서 거의 모든 공학 관련 excercise, practice problems 들은 그냥 촬영해서 솔루션을 얻고 있다고 한다. 자소서도 이제는 AI로 작성하고 있고 기업들에선 Anti GPT, AI killer 같은 SW로 필터링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게 제대로 작동할지는 의문이다. 나는 매번 솔루션 파일 구하고, 중앙도서관 가서 솔루션집들을 구해서 옆에 독서대 펼쳐서 보곤 했었는데 참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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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특성학과/계약학과가 엄청나게 많아졌다. 내가 막학기를 다닐 2020년쯤엔 계약학과는 성대 반도체 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차세대반도체 혁신융합대학이라고 서울대, 포공, 중앙, 숭실, 강원, 대구, 조선이공 뿐만 아니라 연대/KAIST 시스템반도체공학과, UNIST/DGIST/GIST 반도체공학과, SK하이닉스의 경우 고대,서강대, 한양대 등 21년도부터 25년도까지 전국 대학에 계약학과들이 설치되었다. 연고대 반도체공학과가 21년 최초 모집으로 올해 해당과를 졸업한 학생들이 올해부터 취업 TO를 먼저 할당받는다. 계약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은 job gaurantee를 받지만 나머진 계약학과에 우선 배정된 TO를 제외하고 나머지 파이에서 경쟁해야 하는 판국이 되었다.

합치면 360 + a 명이다. 다르게 말하면 이제 여기 졸업한 친구들만 뽑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넷째, 취업시장은 고이다 못해 석유가 되기 직전의 화석들과 관짝에서 나온 좀비 경력'신입'들이 갓 졸업한 학생들의 몇 안 되는 밥그릇까지 첨예하게 침탈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성장으로 인한 취업 bottleneck + 50만 청년의 '쉬었음'인구 + 0~4년 미만 경력 + 석/박사들까지 그야말로 눈에 띄지 못하는 지원자라면 지금 취업시장은 확실히 라떼보다 지옥인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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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포스트 코로나 저성장 2020년대 국면에 접어든 시대의 대졸자들은 생성형 AI를 가장 범용적이고 기민하게 사용하면서 혜택을 보고 있지만 수많은 서류평가 factor들 중에 학점이라는 요소에선 차별성을 만들어내기가 어려운 상황이고, 좁아진 취업문과 치열한 경쟁으로 다른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기업이든간에 결국에 뽑힐 수밖에 없는 구직자, 뽑힐 수밖에 없는 engineer는 어떤 기질을 가져야 하는지 다음 글에서 서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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