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ynamic K Sep 19. 2020

인생샷

가장 행복한 순간, 셔터한번.

몇년전 로마 게스트하우스에서 같이 일하던 동생과 고추장찌개 하나 끓여놓고 서로의 여행이야기와 사진들을 나누는데, 요녀석 갑자기 "형, 형은 키도작고 못생겼는데 왤케 사진이 잘나와? 사진들이 다 인생샷투성이네" 라고 맘에도 없는 소리를 툭. 나는 그저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귓빵맹이 한대 툭 치고는 "행복한 순간에 셔터눌르면 다 잘찍혀 이 새끼야". 핑시선 여행의 종착역인 징통역에 내려 옛 석탄공장을 카페로 바꾼 탄창카페에 들어서는데..와.. 이거 너무 이쁜거지. 빈티지한 간지가 풀풀 풍기는데다 낡아 부서진 창문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아주 하이라이튼거야. 그래서 얼른 달려가 사진 찍고 커피한잔 마시며 서로 인생샷이라며 막 웃고 떠드는데 갑자기 고추장찌개사건이 떠오르며 "아, 그렇구나" '인생에 하나밖에 없을만한 멋있는 샷' 그게 지금이 아닐까.  여행을 하며 멋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또 많은것을 배우며 '살아있음'을 느끼는 지금. 지금 이 순간들의 캡쳐가 나중에 돌아보면 내 인생에 다시 없을 소중한 시간을 담은 인생샷이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딤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