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로마 게스트하우스에서 같이 일하던 동생과 고추장찌개 하나 끓여놓고 서로의 여행이야기와 사진들을 나누는데, 요녀석 갑자기 "형, 형은 키도작고 못생겼는데 왤케 사진이 잘나와? 사진들이 다 인생샷투성이네" 라고 맘에도 없는 소리를 툭. 나는 그저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귓빵맹이 한대 툭 치고는 "행복한 순간에 셔터눌르면 다 잘찍혀 이 새끼야". 핑시선 여행의 종착역인 징통역에 내려 옛 석탄공장을 카페로 바꾼 탄창카페에 들어서는데..와.. 이거 너무 이쁜거지. 빈티지한 간지가 풀풀 풍기는데다 낡아 부서진 창문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아주 하이라이튼거야. 그래서 얼른 달려가 사진 찍고 커피한잔 마시며 서로 인생샷이라며 막 웃고 떠드는데 갑자기 고추장찌개사건이 떠오르며 "아, 그렇구나" '인생에 하나밖에 없을만한 멋있는 샷' 그게 지금이 아닐까. 여행을 하며 멋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또 많은것을 배우며 '살아있음'을 느끼는 지금. 지금 이 순간들의 캡쳐가 나중에 돌아보면 내 인생에 다시 없을 소중한 시간을 담은 인생샷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