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파트 2 개봉 전 읽어보는 원작 소설

by 나누

1. 듄

영화 듄(2021)은 미국 작가 프랭크 허버트(Frank Herbert, 1920~1986)의 SF소설 듄 시리즈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드니 빌뇌브(Denis Villeneuve, 1967~) 감독의 영화는 원작 소설 1부를 두 개의 파트로 나눠서 제작됐다. 첫 번째 파트인 듄(2021)은 주인공 폴(티모시 샬라메)의 역경이, 이번에 개봉되는 듄: 파트 2(2024)는 역경을 극복하는 폴의 모습이 담긴다.

프랭크 허버트가 집필한 원작 소설은 다음 총 6부작이다. 7부 이후의 내용은 그가 암으로 사망하면서 아들 브라이언 허버트(Braian Herbert, 1947~)가 아버지가 생전에 남긴 메모를 기반으로 집필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프랭크 허버트 집필 소설의 6부작만 정식으로 출간되어 있다. (각각의 개요는 그 자체가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생략한다.)

1부 듄(Dune)

2부 듄의 메시아(Dune Messiah)

3부 듄의 아이들(Childeren of Dune)

4부 듄의 신황제(God Emperor of Dune)

5부 듄의 이단자들(Heretics of Dune)

6부 듄의 신전(Chapterhouse:Dune)


2. 원작 소설을 읽은 이유

나는 올해 들어서야 처음 영화를 봤는데 시각적, 내용적으로 상당히 흥미로웠다. 영화를 보고 원작 소설을 읽어야겠다고 느낀 이유는 다음 세 가지다.

(1) 흥미로운 서사

압도적인 시각효과나 배우의 매력을 떠나서 스토리 자체가 훌륭하다. 서사의 기승전결과 개연성이 잘 풀려 있다. 폴과 그 가족을 둘러싼 음모, 챠니(젠데이아)를 비롯한 다른 프레멘들과의 연결점, 폴이 역경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과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잘 드러나 있어서, 후속 편 개봉 전에 다음 내용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2) 방대한 세계관

세계관이 방대하며 치밀하게 짜여 있다. 배경(아라키스(듄)), 핵심 소재(스파이스), 인물(아트레이데스 가문, 하코네 가문, 황제, 베네 게세리트 등)이 쉽게 구상된 게 아니라는 게 단번에 느껴진다.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를 비롯한 대부분의 소설 원작 영화가 그렇듯, 영화에서는 소설의 세계관의 일부만 표현됐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듀니버스라고 불릴 정도의 세계관이라면 소설로 제대로 접해보고 싶었다.

(3) 뛰어난 평가

원작 소설은 2021년 영화 개봉 전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원래 북미에서는 1부가 휴고상(세계 SF 대회 주최, SF 팬들의 투표로 선정)과 네뷸러상(미국 SF 판타지 작가 협회 주최, 소수 협회원들의 투표로 선정)을 모두 수상해 대중과 평론가를 모두 만족시킨 작품으로 꼽힌다. 반지의 제왕에 필적할 만한 소설이라는 평가도 있다고 하니, 어찌 안 읽고 배기겠는가.


3. 감상

소설(1부)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세계관이나 스토리, 메시지가 더욱 자세하고 흥미롭게 쓰여있다. SF, 판타지, 추리물 혹은 정치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강력하게 추천한다.

다만, 워낙 방대한 세계관이니만큼 약 300개에 달하는 고유명사가 주석으로 설명되기 때문에 세계관에 익숙해지기까지 초반은 조금 고생스럽다는 점을 염두에 두기를.

(1) 작가의 천재성과 상상력

예상했던 대로 듀니버스는 그 범위나 깊이가 영화에서 나온 것 이상으로 소설에서 잘 그려져 있었다. 작가가 역사, 정치, 종교, 과학, 생태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뛰어난 지식과 상상력을 가지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1, 2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기보다는, 작가가 오랜 기자 생활을 하면서 경험하고 공부했던 것들을 종합적으로 엮어낸 것 같다. 이 정도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면 후속 편이 5부나 더 있다는 것, 평가는 차치하고 그 아들이 사후에 집필한 책도 십 수권에 달하는 게 전혀 놀랍지 않다.

(2) 종교, 정치, 사회에 대한 메시지

듄(2021)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절대자에 대한 경종이라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종교든 정치든 누군가를 신격화하고 무조건적으로 추앙하거나 복종하는 것의 위험성을 듄이라는 AU(Another Universe)에서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잘 표현해 냈다. 특히 소설에서는 메시지와 관련된 폴의 고뇌가 직접 글자로 풀어져 있기 때문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내가 폴과 같은 입장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 지 고민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의 메시지는 현대에서도 곱씹어 볼 가치가 있다. 소설은 제국주의와 전제주의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절대자에 대한 추구나 신격화는 어느 시대에서도 문제가 된다.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나 자신과 우리 사회의 모습을 되돌아본다.


4. 듄: 파트 2에 기대하는 점

전작은 알기 쉽게 세계관을 풀어야 하고, 관객을 몰입시키기 위해 폴을 둘러싼 음모와 복수라는 메인 스토리에 집중하다 보니, 메시지를 강조할 여유가 없었다. 실제로 영화에서 폴이 처음 스파이스를 통해 예지력을 얻게 되는 장면에서 갑자기 '종교 전쟁'이라는 키워드가 나왔을 때는 너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처음엔 종교와 관련된 영화라는 느낌이 전혀 없다.

전작은 첫 편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는 하지만, 후속 편에는 메시지가 잘 드러났으면 좋겠다. 드니 빌뇌브 감독도 듄: 파트 2가 흥행에 성공하면 원작 소설 2부(듄의 메시아)의 내용을 담은 영화를 제작해 총 3부작으로 완결을 내고 싶다고 한다. 소설 자체도 주제의식이 듄의 메시아에서 훨씬 더 잘 드러나는 만큼, 영화 3편을 고려한다면 듄: 파트 2에서도 복수극이나 챠니와의 사랑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절대자에 대한 경각심이라는 메시지를 더 적극적으로 드러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소설 1부보다 2부가 더 좋았기 때문에, 영화 3편이 꼭 제작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 점에서, 듄: 파트 2가 꼭 흥행에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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