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내가 앞서고
이번엔 네가 앞서고
물론 우리는 맑았으나
각자의 셈
너는 너를 뽐내고
나는 그런 너를 보고
나는 나를 뽐내고
너는 그런 나를 보고
각자의 셈
내가 더할 때
너도 더하고 있는지
네가 뺄 때
나도 빼고 있는지
우리의 곱셈과 나눗셈이
어긋나지 않을 수 있음을
늘려보았다가 줄여보았다가
각자의 셈
웃는 너의 눈이 나를 웃음 짓게 만든다
따뜻한 대화가 너에게서 나에게로
나에게서 너에게로
각자의 셈
눈이 정면을 응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음에도
생각만큼 나는 쉽게 이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제는 쉬이 그럴 수만은 없게 되었다.
각자의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