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쉽게 보는 자들을 위한 영화
Open up your heart and let the sunshine in
어느 호러 영화만큼이나 무서웠고, 적절한 러닝타임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영화였다. 다소 이야기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지만 참신한 소재로 극적인 효과를 거둘 있었음엔 의심치 않는다. 신원미상의 사체가 어느 집 지하실에서 발견되고, 그 집에서 살던 이들도 끔찍하게 숨진 채 발견된다. 하지만 이들은 마치 이 집에서 탈출하려 한 듯한 흔적만 보일 뿐 누군가 침입한 듯한 단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이때 3대째 부검소를 운영하고 있는 토미와 오스틴 부자는 제인도를 부검하게 되면서 미스터리한 일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오스틴이 강조했듯 사인만을 알아낼 그들의 의무를 넘어서서 제인 도, 그녀를 둘러싼 일들이 무엇이었는지를 파헤치고자 한다.
그녀의 사체에서 나온 증거들을 통해 제인도는 17세기 아일랜드 여성이었고, 마녀사냥의 희생자로 시신이 부패하지 않은 채 저주를 내리게 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생각지 못했던 제인 도의 죽음에 관한 사연을 보여주며 없는 사실을 있다고 매도하며 한 사람을 세상 끝으로 내몰았던 잔인한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했음을 그들은 깨닫는다. 이러한 잔혹한 행위는 한 사람에게 마녀의 능력이 없음에도 저주의 힘, 잠재력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처참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게 본다면 제인도를 부검하며 생긴 미스터리한 현상들은 곧 '사람'의 이기적이고 잔인한 폭력성에서 기인한 것이라 봐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잔혹한 '사람'은 스스로의 고통에 대해서는 나약하기까지 하다. 아들을 살려주는 대신 자신이 모든 고통을 감수하겠다 다짐한 오스틴. 하지만 뼈가 이리저리 뒤틀리는 고통을 참지 못해 이내 죽음을 애원하게 되고, 결국 토미는 아버지를 죽이게 된다.
후에는 토미도 죽음을 맞이하며 부검소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죽음의 흔적만이 자리 잡은 채 끝나게 된다. 이로써 영화 시작에서 보여준 살인의 현장 또한 제인도의 저주 때문이었으리라 가늠할 수 있게 된다.
너무나도 쉽다.
죽음이 쉽다.
이름 모를 제인 도는 아마도 고통스런 희생을 겪는 동안 자신의 삶을 그 누구보다도 열망했으리라.
하지만 사람들은 쉽게 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고, 또 삶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쉽게 죽음을 선택한다. 자기가 그토록 원하던 삶을 너무 쉽게 바라보고 포기하려는 자들, 삶과 죽음의 무게를 실감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들에게 제인도는 그에 마땅한 저주를 내리려 한 것이 아닐까.
평점: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