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람들의 작은 용기가 주는 무한한 힘을 보여준 영화
진실은 감옥에 가둘 수 없다.
우리들의 오늘날은 수많은 사람들의 용기를 통해 비로소 맞이할 수 있었다. 그 과정의 중심을 이야기하는 <1987>이라는 영화는 전두환 정권 당시에 발생했던 박종철 고문 사건에서부터 시작하여 호헌철폐와 독재타도를 외친 많은 이들의 분노를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강의실에서 혹은 책을 통해서 역사적 사실은 분명히 알고 있었음에도 마음에 잘 와닿지 않는 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사건발생 순서대로 모든 인물들의 인적 사항을 간략히 보여주며 전개하는 이 영화는 다소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나 그 역사를 과장하지 않고 최대한 담아내어 실제 인물들이 느꼈을 감정과 상황에 따른 갈등을 관객들로 하여금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
그 당시에는 진실을 덮으려 하지 않은 검사가 있었고,
열심히 발로 뛰며 진실을 알고자 한 수많은 기자들이 있었으며,
진실을 알리고자 비밀리에 정보를 공유하던 자들이 있었고,
용기 있게 거리에 나와 데모를 하던 수많은 청춘들이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세상이 변하냐며 비관적으로 바라보던 사람들도 분명 있었을 테다. <1987>에서는 연희라는 인물이 그들을 대변한다. 그리고 역사에 무관심했던 오늘날의 사람들을 대변한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수많은 이들의 용기 있는 작은 행동들이 모여 연희가 비로소 행동하게 되며 그 작은 행동이 모든 사람들이 진실을 알게 하고 더욱더 많은 이들이 바깥으로 나와 움직이게 한다.
당연히 진실은 위대한 것이지만 이를 권력 있는 자가 덮으려 할 때에 이에 저항하는 것은 너무나도 무섭고 두렵다. 그러나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시민불복종>을 통해 언급하듯 나에게 주어진 일에 있어서라도 용기 있게 저항할 수 있다면, 세상에 그러한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존재한다면, 그리고 그 한 사람이 서로에게 힘을 준다면 더 이상 두려울 게 없다. 연희가 마지막에 이한열 열사의 기사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거리로 뛰쳐나올 때, 거리를 꽉 메우고 있었던 이들의 모습은 바로 진실을 덮으려는 자들에 대한 저항이며 그 용기가 어느 순간 많은 이들에 가슴에 내려앉았음을 증명한다.
연희가 바라본 새로운 세상, 그것이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던져주는 깨달음이다.
더욱 사실적이라 깊은 감동을 주며 그 사실이 주는 깨달음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또 공감하게 한다. 너무나도 인지도 있는 많은 배우들이 참여한 작품이라 몇몇 장면에서는 오히려 집중력이 흐려지는 부분이 있었으나 좋은 영화에 함께 하고자 모인 그들의 노력에 감동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에 이렇게 의미 있고 좋은 영화가 많이 제작되어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평점: ★★★★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