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런 영화

<완벽한 거짓말>

이상만을 좇던 자가 맞이한 파국을 보여준 영화

by FREESIA
아무것도 안 써진다.
출처: 영화 <완벽한 거짓말>

작가 지망생인 마티유는 매번 출판사들로부터 자신의 소설을 거절당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티유는 유품을 정리하는 작업을 하던 중에 알제리 전쟁에 참전했던 한 병사의 일기를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잠시 망설이다 그 일기를 자신이 쓴 소설인 양 속여서 출판을 하게 되고, 이 작품으로 그는 유명세에 오르게 된다.


이 영화의 원제는 <A perfect man> 즉, '완벽한 남자'라고 한다. 완벽한 거짓말을 통해 완벽한 남자가 되기 위하여 정작 스스로를 버려야 했던 한 남자의 슬픈 비극을 보여주는 작품. 한 번 시작한 거짓말을 진짜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거짓말이 잇따라 흘러나오는 법이다. 그 과정에서 진실이 드러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허점을 노리는 '의심' 사이에서의 고요하지만 강렬한 소용돌이를 스피디하면서도, 긴장감 있게 연출되었다는 점이 인상 깊다.

출처: 영화 <완벽한 거짓말>

사실 처음에 그는 꽤 희망적인 삶을 살았었다. 출판 실패에 화를 내기도 하고, 남몰래 속상해하기도 했던 마티유. 하지만 이내 화이트로 거절 편지의 일부를 '당신의 작품을 출판하고 싶습니다.'로 고쳐 보며 언젠가 작가가 되어있을 자신의 미래를 기대하며 미소 짓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는 앞서 언급한 일기장을 자신의 소설로 옮겨 쓰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다. 처음엔 그도 혹시나 했지만 출판사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듣고, 그는 더욱 완벽해지기 위해 더욱더 치밀한 거짓말을 이어나간다. 자신이 쓴 소설의 배경을 꼼꼼히 조사하기 시작하고, 인터뷰에 대비해 유명한 작가들의 어록을 베껴서 달달 암기까지 한다.

항상 두번째가 가장 어려운 법이지.
출처: 영화 <완벽한 거짓말>

그렇게 마티유는 점점 자기 자신을 가꾸기보단 다른 사람이 되어간다. 베껴 쓴 일기장의 주인이 되고, 과거에 멋진 말을 했던 누군가가 되고, 나아가 소설 같은 허구의 한 남자가 된다. '나'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어야 했던 순간마다 등장하는 건 거울 혹은 유리에 비친 자신의 허상이었다.


'나는 오늘 아침 사람을 죽였다.'로 시작하는 그의 소설처럼 마티유는 어느 순간부터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다. 앨리스에게 관심을 갖는 남자를 견제하고 자신이 준비한 선물이 마땅치 않다고 생각이 들자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고 하는 사소한 거짓말부터 시작해서 원고 마감기한이 다가오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강도를 만났다고 거짓말을 하며 자신을 자해하기도 하고, 애인에게 자신이 과거에 쓴 원고를 건넬 때도 한 치의 틈조차 허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뿐만 아니라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꼼꼼하게 사체를 유기하는 과정이나 진실이 드러나는 게 무서워 협박범을 자신으로 가장하여 교통사고를 내는 모습은 그 치밀함에 경악하게 하면서도 언제부턴가 자신의 거짓말에 압도되고 휘말리고 있는 마티유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다.


그렇게 서슴지 않고 거짓말을 이어나가던 그가 딱 한 번 그의 진심을 앨리스에게 전한다. 물론 자신의 모든 수를 드러내진 않았지만 그가 의심하는 그녀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서 내어놓았던 진심은 그로 하여금 지난날을 회의하게 하고, 진심이 담긴 글을 쓸 수 있도록 인도하였다. 그리고 그가 정말 자신의 진심을 세상에 드러내려던 순간, 때는 이미 늦었음을 실감한다.

출처: 영화 <완벽한 거짓말>

허구 속에서 거짓만을 바라보기보단,

허구 속에서 진심을 말하는 것.

그것이 마티유가 그토록 혼란 속에서 찾아 헤매던 답이 아니었을까.


허상은 허상일 뿐이다.

자기애 없는 삶은 비애로 남을 뿐이다.


평점: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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