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듀군 Dec 16. 2023

내리는 눈이 당신에게 말한다

눈과 같은 우리의 인생 속 깨닫는 사실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발견

photo by pixabay

내리는 겨울 눈은 세상을 조금 더 하얗게 밝힌다. 


어두웠던 거리에 자신의 흔적을 칠한다. 


자신이 왔음을 만 천하에 알린다. 하지만 이내 곧 따스한 온기와 함께 사라진다. 


우리의 인생과 맞닿아 있음을 느낀다.


우리는 암흑 같은 자신의 인생을 뒤바꾸고자 부단히 노력한다. 


자신의 이름, 브랜드, 고유한 것을 세상 한가운데 칠하기 위해 살아간다. 나를 알리기 시작하면서 이 세상에 나라는 색을 입힌다.


눈이 온 것을 색을 통해 알듯이 나라는 사람을 칠하면서 나의 색을 깨닫는다. 범위를 넓혀가자 온 세상이 나로 물든 것 같은 느낌이다. 나의 영향력은 나를 알린 자리도 모자라 주변으로 뻗어간다.


세상 곳곳에 내가 있다. 세상 저변에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 고유한 나의 색을 칠하기 위한 작업이 더 필요할 때다. 온 천하에 나를 알리길 다짐한다.


그러나, 행복할 것만 같았던 세상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나 중심으로 돌아갈 줄 알았던 세상의 벽은 다양한 것들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나 이외에 다른 사람들의 온기는 나의 영역을 침범한다. 뒤섞인다. 선한 영향력이라 부르며 그들의 색을 세상에 입힌다. 따스하다. 추위가 느껴지지 않는다. 세상은 또 다른 그들의 온기로 채워져 간다. 나의 색은 그들을 쫓아가다 색을 잃고야 만다. 녹는다. 사라져 간다. 우리 인생이다.


명확한 것으로 세상에 내리는 눈은 자신의 색을 칠하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가는 우리와 같다. 


어두웠던 삶에 투명하고 밝은 색을 입히려 노력하지만 곧 도태된다. 다른 것들로 채워진다. 녹는다. 사라진다. 삶이다.


눈을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온 세상을 희게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특정한 영역까진 가능할지언정 모두에게 눈과 같은 하얀빛을 선물할 순 없다. 우리는 한계가 있다.


자신의 약함과 한계를 인정하며 욕심부리지 말자. 특정한 영역으로도 자랑이 될 수 있음을 깨닫자.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색칠은 불가능하다. 


눈과 같은 우리이기에.


2023년 12월 16일 눈이 오는 날에.

매거진의 이전글 할머니가 내어 주신 계란과 귤 한 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