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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듀군 Dec 01. 2021

맥도날드 DT 직원은 대체 왜 그랬을까?

의문점이 드는 맥도날드 DT 서비스

#나의 마음을 흔들었던 서비스


이 글은 다른 의미로 나의 마음을 흔들었던 서비스 일화다. 항상 감동적인 서비스만 받을 순 없지 않은가.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여기요'라는 말이 가장 짜증 났던 일화를 전해보려 한다.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나와 내 지인은 밥을 먹고도 아쉬운 마음에 맥도날드 DT로 향했다.

다채로운 한식을 먹었던 터라 디저트가 필요했다. 고심 끝에 메뉴를 선택했다. 감자튀김이었다.

간판만 봐도 감자튀김 향기가 나를 부르는 듯했다. 우리는 차를 몰고 부름에 응했다.

by pixabay

맥도날드 DT는 픽업까지 총 세 번의 프로세스를 거친다.

주문하기 -> 결제하기 -> 받기

우린 감자튀김 라지 두 개와 제로콜라 라지 하나를 주문했다. 직원의 더블체크를 통해 우리의 주문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주문 후 다음 단계인 결제대로 향했다.


여기서 스타벅스 DT와 다른 점을 발견했다. 맥도날드 DT는 비접촉 결제 수단을 통해 빠른 이동을 안내했다. 카드를 투입하는 리더기가 밖으로 튀어나와 있어서 굳이 직원과 접촉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패스트푸드점 답게 결제방식도 패스트 한 것일까?   (단, 현금의 경우 추가 접촉이 필요하다)


반면, 스타벅스 DT는 결제와 픽업을 동시에 한다. 고객 교감에 더 신경 쓰기 위해, 스몰토크 한 번이라도 더 하기 위해, 주문을 받고 돌아가는 마지막 경험을 신경 쓰기 위해서지 않나 싶다.

머릿속으로 위와 같이 짧은 생각을 하던 찰나에 결제를 하며 마지막 관문으로 이동했다.

받는 곳으로 도착했고, 주문한 음식들을 기다렸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DT는 음식을 받는 곳과 자동차 운전석 유리 사이가 그리 멀지 않다. 단, 높낮이의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조심해야 됨을 알 고 있었다. 며칠 전 직원이 햄버거를 엎은 걸 뒤에서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생각이 스쳐갈 때쯤 직원을 바라보았다. 직원은 아무 말 없이 눈은 앞을 보고, 손만 나의 차량 쪽으로 내민 채 음식들을 건넸다. 자칫 신경 쓰지 않았다면 떨어트렸을 것이다. 나는 많이 바쁘겠거니 하며 이해했다. 그분들도 사람이기에.


하지만, 우리가 주문한 콜라의 사이즈가 작은 사이즈로 나왔다. 분명 라지를 시켰는데 말이다.

나는 이야기했다.


'어 죄송한데, 저희 큰 사이즈 시켰는데 작은 사이즈로 나온 것 같아요'


그런데, 직원의 태도가 가관이다. 그녀는 인상을 팍 쓴 채로 나와 일행을 곁눈질하듯 흘겨봤다. 우리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죄인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분에겐 어떤 화가 있었던 걸까...


그분은 인상 쓴 표정과 함께 우리에게 물었다.


'빌지엔 작은 사이즈던데 진짜 라지 맞아요?'


날이 선 말투였다.

나는 결제금액과 주문도 확인했다고 대답했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며 속으로 평정심을 유지했다.

그러자 직원은 대답한다.


'아 그러면 다시 만들어드릴게요, 기다려봐요'


서비스 언어, 표정, 행동 삼박자가 어긋난 불협화음이 여기서 터졌다. 황홀한 불협화음이었다.

그분의 불협화음은 차 안 가득을 채우기 충분했다.

by pixabay


서비스업을 했던 사람으로 화가 턱끝까지 차올랐지만, 사정을 이해해보고자 너그러이 참고 있었다. 원체 갈등을 싫어하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 하며 넘기는 스타일의 소유자인 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보려고 해도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때였다.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까?

내 옆자리에서 듣고 있던 지인이 화를 참지 못하고 말했다. ‘나와바, 그 사람 불러봐!’ 나는 말렸다.나까지 터진다면 그저 감자튀김 두 개 콜라 하나를 사러 왔을 뿐인데 너무 큰 감정을 소모할 것 같기에.


이제 정점이다.

그분은 다시 제조해서 나온 콜라와 함께 단 세 글자만 건넸다. '여기요'


그 순간만큼은 '여기요'란 말이 정말 싫었다.

저기요, 아니요, 알아요, 몰라요 다 좋았다.

'여기요'만 아니면 됐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우린 다음 목적지가 있는데. 뒤차는 본인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는 불만족스러운 경험을 품은 채 다른 곳으로 향했다. 10분여간 우리의 화두는 서비스였다.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100% 만족시키긴 어렵다.

하지만, 언어, 표정, 행동의 불협화음은 서비스라는 곡을 망칠 뿐이다.

계산의 편리함을 위해 결제 리더기를 밖으로 빼놓은 것은 좋지만, 그곳엔 표준화된 서비스 교육이 없었던 듯 싶다.

한 지점의 사건을 가지고 맥도날드 전체를 일반화하는 것은 오류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펼치고 싶다.

패스트푸드도 하나의 음식이고, 빨리 먹고 나가려는 고객의 시간도 ‘짧지만 소중한 고객들만의 시간’이라는 것을.


한 가지 또 느낀 것이 있다.

생산자 및 판매자 측에서 잘못한 것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려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귀책사유가 100% 판매자에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불협화음은 큰 컴플레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가격이 낮다고 서비스의 질이 낮으면 안 된다.

가격이 높다고 서비스의 질이 특출 나게 높아서도 안된다. 판매자가 정한 철학과 서비스 정신을 직원에게 심고, 직원은 이를 꾸준하고 성실하게 전달해야 할 뿐이다.


나는 여전히 햄버거가 그리울 땐 맥도날드를 찾을 것 같다. 사람으로 인해 손상된 브랜드 경험을 겪었지만, 브랜드 전체를 일반화하기엔 아직 표본이 적다. 그런데 글을 마치는 아직도 의문이긴 하다.


맥도날드 DT 직원은 대체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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