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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고 Feb 13. 2022

이 작품도 영상화 해주세요!

<꼬리잡기> <묵시의 인플루언서> <위 아 더 좀비>



웹툰 영상화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웹툰 원작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한 <김비서가 왜 그럴까><미생><이태원 클라쓰>에 이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한 <스위트홈><지옥><D.P.>까지, 이제는 웹툰 원작인 작품이 분기마다 몇 개씩 개봉할 정도로 많아졌다. 2022년 1분기만 해도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MBC <내일>, SBS <사내맞선> 등 라인업이 화려하다.

웹툰이 드라마 소스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다 보니 웹툰 댓글에도 ‘드라마로 만들면 좋겠다’ ‘영화로 나오면 대박이겠다’ ‘넷플릭스에서 당장 사가야 한다’ 와 같은 반응이 많다. 초반에는 드라마나 로맨스 장르 위주로 영상화가 많이 이루어졌다면, 최근에는 거대 자본을 등에 업고 CG 작업이 많이 필요하거나 스케일이 큰 판타지, 액션 장르도 영상화가 이루어지면서 영상화 가능한 웹툰 장르의 범위가 매우 넓어졌다. 나 역시 신작을 볼 때, 어떤 플랫폼에서 어떤 형식으로 영상화 되었으면 좋겠다고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원작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은 초창기 웹툰 원작 영화/드라마와 달리, 요즘은 영상에 어울리는 각색과 화려한 볼 거리로 웹툰과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내는 영상 작품이 많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영상화가 기대되는 웹툰이다. 글쓴이의 취향이 잔뜩 반영된 리스트이지만, 많은 영상 제작자가 웹툰을 눈여겨보는 만큼 실제로 영상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가정하고 골라보았다. 만약 오늘 소개하는 작품의 영상화 소식이 들려온다면 캐스팅을 예측하며 개봉을 기다려보자.




[호기심과 공포를 동시에 증폭하는 전개 - <꼬리잡기>]


사고로 붕괴된 건물에 갇힌 대학생 9명은 2주 뒤 사망자 3명, 의식불명인 부상자 1명, 생존자 5명인 상태로 구조된다. 경찰은 사망한 학생들의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자 생존자 5명을 상대로 취조를 시작하지만 증언은 어딘가 조금씩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증언이 완벽히 일치하지 않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증거와 정황이 나타나고, 생존자조차 몰랐던 진실이 서서히 밝혀진다.

<꼬리잡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회차별 엔딩이다. 한 회차가 끝날 때마다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거나 생각지도 못한 반전을 던지고 끝내는 바람에 매주 읽을 때마다 입을 틀어막거나 ‘다음 주까지 언제 기다려!’를 외치곤 했다. 2주 동안 붕괴된 건물 안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조금씩 증거를 흘리면서 끝까지 독자를 끌고 나가는 힘이 대단하다. 영상화할 때에도 적절한 시점에서 엔딩을 끊어서 긴장감을 고조한 후 전체 영상을 한 번에 푼다면, 시청자 대부분이 참지 못하고 전 회차를 몰아보게 될 것이다.


작가: 바쉬
플랫폼: 네이버웹툰




[끔찍한 디스토피아, 거기에 SNS를 곁들인 - <묵시의 인플루언서>]


<묵시의 인플루언서>가 그리는 디스토피아 세상은 어떤 계기도 없이 나타난다. 어느 날 동네에 정체불명의 알이 나타나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알에서 괴생명체가 태어나면서 혼란이 일어난다. SNS 중독자인 주인공 희우는 알이 나타난 순간부터 세상이 혼돈의 도가니가 될 때까지 모든 과정을 SNS에 업로드하고 라이브로 생중계한다. 희우는 주변 사람이 모두 괴물로 변한 상황에서 하루하루 숨죽이며 사는 도중, 자신의 SNS 라이브에 들어온 정체 모를 인물이 사태의 원인과 관련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다.

서사나 소재는 다르지만 넷플릭스에 방영한 작품 <지옥> 연상된 작품이다. CG와 분장으로 끔찍한 디스토피아 세상을 구현할 수 있다면 <스위트홈>과 <지옥>에 이은 또 다른 스펙타클한 판타지 스릴러 작품이 될 것이다. 웹툰은 컷툰 형식을 활용해 실제 SNS를 염탐하는 듯한 연출을 선보였는데, 영상화하게 된다면 SNS 형식을 살리는 방향보다 바깥 상황을 얼마나 리얼하고 속도감 있게 구현하느냐가 관건이 될 듯하다.


작가: 조석
플랫폼: 네이버웹툰




[좀비물을 가장한 익살스러운 풍자극 - <위 아 더 좀비>]


<워킹 데드>부터 <킹덤>까지 좀비물은 더 이상 비주류가 아닌 흔한 소재가 되었다. 하지만 여기, 좀비물이지만 좀비가 중요하지도 무섭지도 않은 작품이 있다. 바로 네이버에서 연재 중인 작품 <위 아 더 좀비>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갑자기 서울 시내 쇼핑몰인 서울타워에서 좀비 사태가 발발하고 정부는 순식간에 건물을 봉쇄해 좀비 사태가 퍼지지 않는 데 성공한다. 주인공 인종은 친구와 놀러왔다가 어쩔 수 없이 서울타워에 갇혔지만, 이미 삶을 살아갈 의욕을 잃은 상태였기에 탈출할 생각을 접고 건물 안에서 살아가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이게 웬걸? 서울타워 내에는 자진해서 남아있거나 일부러 밖에서 들어와 사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최근 많은 인기를 얻은 콘텐츠 <오징어 게임><지옥><해피니스>의 공통점은 굉장히 우울하고 팍팍한 대한민국 현실을 그린다는 점이다. 암울한 현실을 직시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어두운 면만 부각한 콘텐츠를 보다보면 왠지 모르게 힘이 빠지고 우울해지기도 한다.

<위 아 더 좀비>는 우울한 현실을 꼬집지만 주제를 부정적으로 그리기보다 유쾌하고 해학적으로 풀어나간다. 건조하면서도 위트 있는 대사를 활용해, 현실을 부정하지는 않되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대하게 만들어주는 작품이다. 작품의 특징을 잘 살리기 위해서라도 영상화 작업 시 가장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은 대사이다. 영상으로 옮겼을 때 비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대사를 촘촘하고 세밀하게 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작품 고유 톤을 살리는 방향도 좋지만, <D.P.>처럼 원작과는 다른 느낌을 부여하는 작업을 거쳐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독자와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방법도 고려해볼만 하다. 


작가: 이명재
플랫폼: 네이버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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