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결혼과 노산으로 막달이 가까워지자 하루 걸러 자궁수축이 왔다. 잦은 조산기로 결국 아이는 예정일보다 한 달 먼저 태어났다. 2.1Kg, 작고 약한 몸으로 태어난 아들은 매일 배앓이를 했다. 영아 산통이 고통스러운지 웃는 시간보다 우는 시간이 많았고 먹는 것보다 토하는 게 더 많았다.
흔들의자에 앉아 다정스레 모유 수유하는 모습을 꿈꿨던 나는 모유마저 나오지 않자 흔들거리는 의자에 의지한 채 아이를 달래 가며 분유를 먹였다. 30분 이상 깊이 잠들지 못하는 아이를 흔들의자에 앉아 배 위에 눕히고 포대기로 묶어 녹초가 된 채로 아침까지 그렇게 잠이 들었다.
-엄마, 난 아기 때 사진이 왜 별로 없어?
-응, 엄마가 널 쳐다보고 있는 게 너무 좋아서 사진 찍을 시간이 없었지.
-근데 이때 사진은 엄마 얼굴이 다 힘들어 보여?
-음 글쎄, 우리 아들이랑 신나게 놀아주느라 힘이 들었나?
-엄마 내가 그렇게 힘들게 했어?
-아니, 힘들긴 했어도 지금은 다 잊었어.
지금은 낡고 헤진 흔들의자가 햇살 좋은 거실 창 앞에 놓여있다. 생각이 많을 때나 비가 올 때, 책을 읽을 때나 글이 안 써질 때 난 그곳에 오래 머물러 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담요로 덧씌워진 낡은 흔들의자에 앉았다.
남편과 소리 내어 다툰 후였다. 다 듣고 있었을 아들이 방 안에서 나와 흔들의자에 있는 나를 봤다.
-엄마, 엄마는 거기가 그렇게 좋아?
-응, 난 여기가 참 좋아, 마음이 편해져서.
내 어깨만큼 커져 버린 아들이 응석받이처럼 흔들거리는 의자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위로하듯 나를 안았다.